여름철 식사 때마다 등장하는 파리는 내가 아무리 팔을 잘 휘둘러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손바닥을 잘못 날리면 자칫 가발이 덮고 있는 장인어른의 머리나 집사람의 등짝에 스매싱을 날리기 일쑤다. 

파리가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데에는 약 4천개의 낱눈으로 이뤄진 겹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곤충의 눈은 대부분 이런 복합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이번에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디지털 라이트도 이와 비슷한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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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트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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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트 부품

디지털 라이트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한쪽에 4개의 광원으로 구성된다. 각 광원은 LED 1,024로 이뤄져 있으며, 여기에는 아주 작은 크기의 거울이 부착돼 빛을 원하는 곳으로 반사시킨다.

상향등 상태에서 맞은 편에서 차가 올 경우, 자동으로 하향등으로 전환해주는 똑똑한 기능이 내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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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업 디스플레이보다 더 효과적인 내비게이션 조사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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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야 할 곳이 어디인지도 알려준다

사실 이런 기능은 BMW 레이저라이트나 아우디 매트릭스 헤드램프에도 내장돼 있다. 벤츠가 그저 남들 하는 만큼만 하는 브랜드는 아닐 터. 디지털 라이트에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바로 빛으로 기호를 만드는 기능이다. 앞서 벤츠가 공개한 F015 컨셉트 영상을 보면 F015가 도로면에 빛으로 횡단보도를 만들기도 하고, 여러가지 기호를 비춰주기도 한다.

이 외에 좁은 길에서 차선을 빛으로 그려주기도 하며, 보행자를 인식해 빛을 얼굴 아래로 비춰주는 배려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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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얼었으니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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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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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벤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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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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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비춰주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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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오는 보행자의 목아래로 빛을 비춰주는 배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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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오는 차의 앞유리 아래로 빛을 비춰 눈부심을 방지한다

각 광원에는 LED 1,024개, 양쪽 헤드램프에 도합 8,192개의 LED가 이런 역할을 수행한다. 마치 인공지능 빔프로젝터 같다. 

벤츠는 이 기술을 S클래스 테스트카에 적용했다. '가까운 미래'에 이 기술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양산차 적용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자율주행기능인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전략에 따라 S클래스 등 고급모델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다임러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