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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미니와 수에즈 운하 

 

1956년 10월 29일 오후 5시, 이스라엘 전차부대와 특수부대가 이집트 땅인 시나이반도를 향해 진격했다. 이집트군의 저항이 없어 주요 도시에 무혈입성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도를 완전 점령한다. 제 2차 중동전쟁의 시작이었다. 

 

당시, 중동문제에 깊이 개입하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양쪽에 전쟁 중단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응했으나 서방세계에 적대적이었던 나세르 대통령의 이집트는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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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중동전쟁 당시 수에즈 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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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르 대통령 당선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이를 빌미로 수에즈 운하를 점령하고 지배권을 행사한다. 사실 2차 중동전쟁은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기획한 일종의 연합작전이었다. 

 

이 모든 사건은 이집트 나일강의 아스완댐 건설계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세르 대통령은 아스완 댐을 지어 나일강유역의 비옥한 토지를 개발하고 경제개발의 근간으로 삼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고, 미국이 중심이 된 세계은행에 재정지원을 요청한다. 그러나 이집트가 소련제 무기를 대량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세계은행은 돌연 지원을 철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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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중동전쟁, 파란 화살표가 이스라엘군의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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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모함이 통과중인 수에즈 운하 / 이 운하 덕분에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야 했던 유럽-홍해 항로는 크게 단축됐다

 

이에 나세르 대통령은 영국이 지배권을 행사하던 수에즈 운하의 국유화를 선포했다.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이해관계가 얽힌 이스라엘은 지배권 회복을 위해 시나이반도로 진격했다. 

 

당시 영국은 이라크로부터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었다. 수에즈운하가 이집트의 지배 하에 들어간다면, 석유 수송 경로가 아프리카를 크게 한바퀴 도는 식으로 바뀌어야 했기 때문에 유가 폭등이 불 보듯 뻔했다. 프랑스도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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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중동전쟁 당시의 영국 항공모함 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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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이 수에즈 운하, 파란색은 수에즈운하가 건설되기 전 항로, 노란색은 수에즈 운하 건설 후 항로

 

특히, 시나이반도 바로 옆에 위치한 이스라엘은 수에즈운하가 더 절실했다. 자국의 배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 하지 못하면, 마치 인천앞바다 생선을 목포와 부산을 찍고 서울에 배달하는 수준의 무역손해를 봐야 했다. 

 

그러나 이들 3국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차가웠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잇따르자 그들은 모두 철수해야만 했다.

 

유럽 내 유가가 폭등하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기름값 걱정을 크게 하지 않던 영국인들은 '작고, 기름 덜 먹는 경제적인 차'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미니(MINI)'다. 수에즈 운하가 없었다면 미니도 없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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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C가 만든 모리스 미니-마이너, 621AOK 번호판을 단 차는 가장 처음 생산된 미니다

 

1세대 오리지널 미니는 영국 자동차 회사 오스틴과 모리스의 합병으로 출범한 '브리티시 모터 컴퍼니(BMC)'가 57년전 오늘, 1959년 8월 26일 출시했다. 바퀴 4개에 성인 4명이 탈 수 있고,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출시 전에 이미 충분한 물량이 나왔던 터라 2,000여 대가 해외로 수출됐고, 출시 당일 전세계 100개국에서 미니를 만나볼 수 있었다고 한다. 1969년 까지는 오스틴과 모리스 두 브랜드가 각기 따로 차를 팔았다. 최초모델은 모리스 '미니-마이너'다.

 

기본 설계는 '알렉산더 아놀드 콘스탄틴 이시고니스 경'이 맡았다. 그는 주민등록증에 다 쓰기 힘들 정도로 긴 이름의 소유자였지만 그가 만든 차는 아주 작고(길이와 폭 각각 약 3m, 1.4m) 단단하면서도 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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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앞에 선 알렉 이시고니스 경

 

그는 엔진을 앞차축과 평행(가로배치)하게 놓고 변속기를 엔진 안에 넣는 방법으로 엔진룸을 크게 줄였다. 또, 전륜구동을 채택해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었다. 

 

엔진룸 안에는 0.84리터부터 1.3리터까지 다양한 4기통 엔진이 장착됐다. 여기에 4단 수동 혹은 5단 수동 변속기가 조합됐다. 무게는 700kg이 채 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차체 길이를 짧게 만들기 위해 라디에이터는 차체 왼쪽에 집어넣었다. 네바퀴도 차체 앞뒤 끝으로 밀어넣어 실내공간을 최대한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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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미니의 내부 구조, 라디에이터가 엔진 왼쪽에 있다

 

서스펜션은 스프링 대신 원뿔형 고무 타입이 사용됐다. 이것 또한 실내공간을 조금이라도 넓게 확보하고 무게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었다.

 

단점으로 지적될 줄 알았던 고무 서스펜션은 바퀴가 네 구석에 자리한 차체 구조 및 직물시트와 조화를 이루면서 미니 특유의 주행감각으로 불리는 '고카트 필링'을 만들어 내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초창기 미니의 실내에는 시트와 스티어링 휠, 속도계와 페달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극도로 검소한 구성이었다. 그러나 차가 잘 팔리고 유가도 안정되기 시작하자 편의장비가 추가되면서 좀 더 탈만한 차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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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미니의 내부

 

이후 레이서 '존 쿠퍼'가 미니를 개조한 차로 랠리에서 준수한 성적을 내면서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미니 쿠퍼'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 길이를 늘린 미니 클럽맨, 트래블러, 오프로더 버전 미니 모크, 그리고 BMC 소속 올즐리에서 선보인 세단버전까지 다양한 파생모델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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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등장한 모리스 미니 쿠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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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쿠퍼가 만든 미니 랠리카 /  미니 JCW는 존쿠퍼웍스의 줄임말로 존쿠퍼의 업적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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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미니 클럽맨 / 현재 팔리는 미니 클럽맨의 원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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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미니 밴 / 미니 클럽밴의 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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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모크 / 미니 컨트리맨의 DNA를 모크에서 찾을 수 있다

 

미니 오리지널은 1959년부터 2000년까지 약42년 동안 생산된 장수모델이 됐다. 90년대 후반에 생산된 오리지널 미니는 지금도 클래식카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특히, 영국의 유명 코미디언 미스터빈이 타고 나온 차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차가 됐다. 

 

1994년 BMW는 미니가 속해 있던 (지금은 사라진) 로버 그룹을 인수한다. 그러나 로버그룹이 그리 견실한 기업이 아니었던 터라 랜드로버를 비롯한 그룹의 대부분을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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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미니(맨 오른쪽)부터 BMW가 만든 3세대 미니(맨 왼쪽)까지 (이미지:BMW)

 

그러나 미니는 손에서 놓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에 대항하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BMW가 만든 미니는 현재 3세대로 진화했다. 미니 클럽맨, 컨트리맨, 컨버터블, 로드스터 등 여러가지 변형모델이 등장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여겨질 정도로 성공한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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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미니-마이너의 광고 포스터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