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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명 K900으로 팔리는 K9

국산차 중 일부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와 다른 이름으로 판매된다. 기아의 경우 국내명 K3, K7, K9을 북미 시장에서는 각각 포르테, 카덴자, K900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모델명이 수출 국가마다 다른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수출 국가에 비슷하거나 같은 이름이 존재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중복으로 인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다른 모델명을 선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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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명 포르테로 팔리는 K3

이런 문제는 주로 영문과 숫자를 조합하는 수입 차명보다 사막이나 휴양지 등 지역 이름을 즐겨 쓰는 국산 차명에 더욱 불리하다. 이외에도 현지에서 부르기 쉽도록 하거나 기존 인지도, 혹은 신제품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최근 기아는 국내와 다른 북미형 모델 이름을 통일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북미에서 '옵티마(Optima)'로 판매되던 K5의 이름을 국내명과 동일하게 변경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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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명을 K5로 바꾼 옵티마

모델명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특히, 그동안 쌓아온 이름에 대한 인지도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해외 자동차 매체 모터1(Motor1)은 2020년 자동차 제조업체가 저지른 최악의 실수 중 하나로 '옵티마 모델명 변경'을 꼽기도 했다.

옵티마, 아니, K5에 이어 기아 카니발도 모델명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카니발은 북미시장에서 '세도나(Sendon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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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도나 포럼에 공개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신형 카니발 공식 VIN 도표

최근 세도나 포럼에 공개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신형 카니발 공식 VIN 도표를 살펴보면, 차명을 기입하는 란에 카니발로 명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북미시장에 판매되는 2022년형 카니발은 국내명과 동일하게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옵티마에 이어 세도나까지 개명을 단행하자 일부에서는 포르테, 카덴자, K900 역시 국내명과 동일하게 개명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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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명 세도나로 팔리는 카니발

공식 입장은 없지만, 이런 차명 일원화 흐름은 북미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전에 판매되던 카니발은 지역에 따라 카니발, 그랜드 카니발, 세도나, 그랜드 세도나 등 매우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지만, 어떤 시장에서든 이름을 일원화하는 식이다.

실제로 기아는 최근 전 세계에서 차량 모델명을 통일하는 '원 네이밍' 정책을 펴고 있다. 기아와 같이 숫자와 영문 조합을 모델명으로 사용하는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에도 대부분 시장에서 모델명이 통일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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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명 세도나로 팔리는 카니발

기아에 대한 세계적 인지도가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는 모델명 일원화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현지 사정에 따라 정서적인 문제나 법적 분쟁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 기아

박지훈 jihoon.park@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