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코로나19의 정식 명칭이다.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1년이 넘도록 세계를 뒤덮은 이 바이러스를 자동차 산업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한국 자동차 산업 협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서유럽, 중국 등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속한 국가에서 심각한 확산세도 문제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는 미국이다. 14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2,300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만 38만 명에 달한다. 이에 포드, GM, 캐딜락, 쉐보레 등 미국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도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포드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안에 브라질 현지 생산을 중단한다. 상파울루주 타우바테시, 세아라주 오리존치시, 바이아주 카마사리시 등에 위치한 3개 공장이 폐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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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생산한 의료용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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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스 메모리얼 병원에 전달되는 GM 생산 산소호흡기

모든 공장을 폐쇄하고 완성차 생산을 중단하는 조치는 포드가 브라질에 진출한 100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계속된 판매량 감소와 점유율 하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드와 GM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종 의료 기구들을 생산하고 있다. 포드는 의료장비 제작 업체 GE 헬스케어(GE Healthcare)와 협력해 산하 공장에서 인공호흡기 5만 대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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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공장에서 생산 중인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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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생산하는 전동팬 부착 호흡보호구

GM 역시 의료장비 제작 및 공급업체 벤텍(Ventec)과 협력해 인공호흡기 3만 대를 제작했다. 이는 지난 3월, 미국 정부의 생산 명령 이전부터 계획됐으며, 계약금만 약 35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포드와 GM은 3M과 공동으로 페이스 실드 1,900만 개, 페이스 마스크 4,200만 장, 세탁 가능한 예방 의류 160만 벌, 전동팬 부착 호흡 보호구 3만 2천 점 등 코로나19 극복에 필요한 의료 기구들을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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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뮌헨

독일 역시 미국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독일은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가 천명을 넘어서며 미국(1.7%)보다 높은 사망률(2.2%)을 기록 중이다. 주요 독일 브랜드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0년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간 대비 70% 급락했고, BMW는 지난해 2분기 기준 약 2,977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첫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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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뮌헨에 전시된 BMW 전기차 i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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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벨트에 전시된 벤츠 전기차 EQC 400

유례없는 위기는 평소 앙숙이었던 두 라이벌을 손잡게 만들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두 브랜드는 '위 홀드 투게더(We hold together)'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의 전시장에 라이벌의 모델을 전시했다.

벤츠는 뮌헨 빌딩 전시장에 BMW 전기차 ix3를 전시했고 BMW 벨트에는 벤츠 전기차 EQC 400이 전시됐다. 이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함께 손잡고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는 취지에서 진행된 캠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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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환자 이송용 벤츠 시타로 응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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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환자 이송용 벤츠 시타로 응급차 내부

이외에도 벤츠는 도심형 버스 모델인 시타로(Citaro)를 코로나19 환자 이송용 응급차로 개조해 기증했다. 독일 적십자사가 운용하게 될 시타로 응급차는 의료진 5명이 탑승할 수 있고 음압시설, 약품, 혈액가스 분석장치 등 응급실 못지않은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터키에 건설 예정이던 신공장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터키 신공장은 연간 30만 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폭스바겐의 중동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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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페이스 쉴드

이러한 타격에도 폭스바겐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각종 의료용품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125개 이상 보유한 3D 프린터를 활용해 독일 현지에서 페이스 실드 등 다양한 의료용품을 생산했다.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진 국내에도 자동차 브랜드들의 헌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및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 등으로 인해 한국지엠 부평공장, 쌍용 평택공장, 현대차 울산 1공장, 기아 소하리 1,2공장 등은 휴업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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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남양 R&D센터

지난해 2월에는 현대차 울산 2공장, 지난해 11월은 남양연구소 설계동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각종 시설이 폐쇄되는 경우도 많았다.

다행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크게 늘어 18년 만에 최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6.5%, 기아 9%, 한국GM 8.9%, 르노삼성 14.4% 늘며 판매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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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본사 직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브랜드 역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다양한 헌신을 이어갔다. 현대기아차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 캠페인을 통해 5억 6천만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금했고 어려움에 처한 택시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할부금 상환을 3개월 유예하고 일반 수리비를 30% 할인하는 등의 캠페인을 벌였다.

르노삼성은 부산에 위치한 사회복지관 70곳에 총 113대에 달하는 전기차 및 상용차를 기증했다. 기증된 전기차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쉐보레는 의료종사자에게 특별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캠페인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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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전기차 기증식

브랜드들이 국내외에서 펼친 다양한 헌신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피해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산업 성장률을 9%로 예측하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2019년 대비 올해 국가별 예상 시장 회복 수준으로 중국 103%, 한국 99%, 미국 91%, 유럽 85%를 제시하며, 전체 시장  회복도는 2019년 대비 91%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어느 때보다 협력과 헌신이 필요한 시기. 모두의 노력으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자동차 산업에 다시금 큰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본다.

이미지 : 각 브랜드

박지훈 jihoon.park@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