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겨울의 경계에서 가을이 우리를 기다린다. 퀴퀴한 장롱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을 시간이고, 따사로운 태양과 상쾌한 공기를 들이켜며 컨버터블 뚜껑을 열어젖힐 시간이다. 이런 축복받은 계절인 가을은 아쉽게도 너무나 짧고 강한 여운을 남긴다.

해가 중천에 뜨며 옷을 벗어던지게 되는 일교차, 땀을 식혀줬다가 이내 쌀쌀맞게 파고드는 바람이 가슴 한구석 어딘가를 간질인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가을을 놓치기 싫어 서둘러 떠날 채비를 한다. 짐을 바리바리 싸맬 필요는 없다. 사전에 무언갈 검색하고 찾아볼 필요도 없다. 그저 자동차에 몸을 싣고 떠날 뿐이다.

몸을 싣고 내달린 곳은 충주, 넓은 호수와 쾌적한 풍경이 심신을 달래주는 곳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충주 유람선 선착장까지 거리는 약 135km, 왕복으로 270km. 충주호 주변을 달리며 풍경을 담으려면 300km는 거뜬히 넘을 테다. 그럼에도 걱정은 없다. 함께 떠날 파트너가 쏠라 루프를 얹은 쏘나타 하이브리드기 때문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18.8km/l.

능동 변속 제어 기술, 공력 성능을 고려한 스포일러 등 다양한 요인이 더해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높였겠지만 역시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쏠라 루프다. 쏠라 루프에 태양광이 내려않으면 전기가 발생하게 되고 이 전기는 주행용, 시동용 배터리에 저장된다. 주행용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는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고, 시동용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는 발전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결과적으로 연비를 높이게 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심어진 쏠라 패널 용량은 204W로 태양빛을 1시간 동안 받으면 200Wh의 전기가 생산된다. 쏠라 패널 셀도 22.8%의 효율을 발휘하는 고성능 셀이다. 참으로 옹골차다.

나는 내리쬐는 태양빛을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내리쬐는 태양빛을 끊임없이 흡수한다. 연료게이지는 충주에 들어설 때까지 미동이 없다. 단풍잎이 하나, 둘 태양을 닮아가는 계절에 드넓은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기분은 늦은 휴가를 만끽하는 기분이다.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에선 그래픽으로 태양이 나에게 얼마큼 에너지를 전달하는지 알려온다. 높은 효율과 쨍쨍한 태양광 덕분에 해가 지기 전까지 확도 부동한 연료게이지에 만족감이 들어 찰뿐이다.

가을 석양은 짧다. 충주호를 끼고 잠시 달리고 나면 금세 해가 뉘엿뉘엿 진다. 아쉬움을 달래고 돌아갈 시간, 계기판을 확인해보니 이제서야 17.8km/l의 평균 연비가 찍혀있다. 굽이진 충주호를 쉼 없이 거칠게 몰아붙였음에도 연비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병렬 방식으로 엔진과 조화도 중요하다. 엔진은 스마트스트림 2.0 Gdi 엔진이 올라갔고 자동 6단 변속기가 조합됐다. 엔진 최고출력은 152마력에 최대토크 19.2 kg ∙ m이다. 모터 최고출력 38kW가 더해져 시스템 최고출력 195마력을 뽑아낸다. 현대자동차에선 최초로 변속 정밀 제거 기술이 적용돼 재빠른 변속이 이뤄진다. 모터와 엔진이 매끄럽게 동력을 전달하며 깔끔한 주행 질감을 안겨준다. 저속 추월 때부터 확실하게 힘을 불어넣어 힘 부족 갈증은 느낄 수 없다.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을 작동시키고 주행하면 어느덧 전기모터만으로 조용하게 나아간다. 장거리 이동 시 정숙성을 무기로 한결 차분하고 안정된 실내를 느낄 수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함께 가을빛을 머금으며 하루를 보냈다. 잘 다듬어진 주행 질감과 부족함 없는 공간은 가을 드라이브를 한층 더 정취 있게 갈무리 지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한 고민이라면 오로지 하나, 외부 주차를 해야 할까? 내부 주차를 해야 할까?

김상혁 cardy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