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운전대를 잡는 순간 모든 도로, 모든 지역과 장소는 위험 지역이 된다. 내가 사고를 내지 않는다고 할지언정 누군가 나를 위험에 빠뜨리니 말이다. 그런 위험 상황 속 환절기 시작인 5월은 특히나 조심해야 될 요소가 있다. 천하장사도 이길 수 없다는 눈꺼풀의 유혹, 졸음이다.

최근 3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617명이었는데 그중에서 69.4%에 해당하는 428명이 졸음운전으로 인해 삶을 달리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5월 졸음운전 및 주시 태만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체 75.5%를 차지할 정돈데, 신체가 나른해지는 춘곤증이 최고치에 이르는 시기다.

운전 중 졸음이 발생하게 되면 평소와 달리 돌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다. 단지 몇 초를 졸아도 자동차는 몇 백 미터를 주행할 수 있기에 사고 역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심할 경우 아예 브레이크를 밟지도 못하고 그대로 앞차를 들이받는다.

졸음운전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운전자가 가장 먼저 주의를 기울이고 방지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수면이다. 졸리면 졸음 쉼터든, 휴게소든 잠시 들러 눈을 붙이자. 눈꺼풀은 천하장사도 못 이긴다니까?

수면을 취할 수 없다면 잠을 쫓아내야 할 테다. 어떻게 쫓아내냐고? 우선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를 시키고 공조장치도 외부순환 모드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이 밀려올 수 있으니. 때론 라디오를 틀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옆 사람과 대화도 하면서 졸음이 밀려오는 상황을 최대한 멀리 던져놓자.

먹는 게 남는 거라 했다. 무언갈 먹음으로써 졸음운전을 피하기도 한다. 초콜릿, 사탕, 젤리 등 달달한 것들을 입에 채워주자. 우리 몸에 당이 부족하면 뇌는 피로감을 쉽게 느끼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럴 때 단 것을 보충해 주면 집중력도 끌어올릴 수 있고 뇌 활동도 활발해져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 껌이나 견과류를 으깨먹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 물론 과한 것이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졸음이 밀려오니 적당히 먹도록~

우리가 먹는 것 중 필요악? 바로 약이다. 약국에서 약을 먹고 나면 잠이 슬슬 찾아올 때가 있다. 처방약 중 수면 효과가 들어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운전하기 전, 복용 약 성분 파악은 필수다.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있다면 더더욱 확인이 필요하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항히스타민제제와 지사제, 멀미약, 종합 감기약 등이 대표적인 졸음을 유발하는 약이다.

졸음운전 방지를 위해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이나 눈꺼풀 움직임 감지 카메라, 얼굴 인식 단말기, 조향각 센서, 심장박동 측정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어시스트 개념이다. 운전자가 알림을 무시하거나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란 얘기. 즉, 언제 어디서든 운전자가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일으킬 수 있고, 사고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첨단 기술도, 초콜릿도 아니다. 그저 졸음운전은 아주 커다란 위험 요소라는 인식, 그 마음이 필요하다.

김상혁 cardy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