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가 대세라는 말은 이제 식상하다. 잘 팔리던 세단, 해치백이 실각하고 그 빈자리를 SUV가 채운지 오래다. 특히, 최근 자동차시장에서는 소형 SUV가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쌍용 티볼리, 기아 셀토스 등 B 혹은 C세그먼트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났고, 자동차 회사들 역시 작고 단단한 SUV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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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올해 트래버스를 내놓으며 대형 SUV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왔다. 트래버스는 한국인들이 본 적 없는 덩치를 자랑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단, 쉐보레의 아픈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 앞서 얘기한 소형 SUV 부문이다.

트랙스는 수년 전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영역을 조금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안팎으로 어려운 한국지엠의 경영환경까지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한국지엠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신차 여러 종을 국내 시장에 투입할 계획인데, 덩치 큰 쪽으로 트래버스를 작은 쪽으로는 지난 LA오토쇼에서 공개된 트레일블레이저에게 새 중심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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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트레일 블레이저를 모르는 국내 소비자들이 많지만,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모델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한국지엠 부평 공장 인근을 주행하는 트레일 블레이저의 위장막 쓴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

카랩이 LA오토쇼에서 찍어 온 트레일 블레이저 둘러보기 영상도 업로드 이틀만에 조회수 10만을 돌파했다. 아직 국내 출시 되지 않은 모델 치고는 대단한 반응이다. 아래는 해당 영상.



LA 현장에서 직접 이 차를 보고 왔지만, GM미국 본사 측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의 기본 정보만 공개했을 뿐 가격, 제원 등 세부적인 정보는 내놓지 않았다. 카랩은 이 차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트레일 블레이저에 대한 최신 정보를 긁어 모았다. 관련자를 만나 맛있는거 사주며 캐묻기도 했고, 전세계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숨겨진 정보를 담아왔다.여기 담긴 정보는 해외에서 찾은 정보이기 때문에 옵션 구성과 제원이 국내출시형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둔다.

1. 크기는 얼마?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트레일 블레이저는 기아 셀토스보다 크고 현대 투싼보다 작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길이 4,411mm로 기아 셀토스 4,375mm보다 36mm 길고 현대 투싼 4,480mm보다 69mm짧다. 폭은 1,808mm로 역시 기아 셀토스 1,800mm보다 8mm 넓고, 현대 투싼 1,850mm보다 42mm 좁다.

높이는 옵션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트레일 블레이저의 가장 높은 모델은 투싼 19인치 휠 적용 모델보다 9mm높다. 사진으로 봐도 그렇게 낮아 보이지는 않는다.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2,640mm로 2,630mm인 기아 셀토스보다 10mm 길고, 2,670mm인 현대 투싼 보다는 30mm 짧다.

2. 그렇다면 공간은 얼마나 넓나?
미국 현지에서는 트렁크 부피가 공개되지 않았다. 2열 폴딩시 약 1,540리터로 확장된다는 내용만 알려졌다. 레그룸을 비롯한 실내 기본 공간은 이미지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LA오토쇼 현지에서 타 본 트레일 블레이저는 키 173cm인 기자가 앞좌석에 앉고 키 160cm인 여기자가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과 앞시트 사이에 주먹 두개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생겼다.

이리 저리 수치를 비교해 봐도 트렁크 공간이 경쟁모델에 비해 다소 좁은 느낌이 없지 않다. 측정방법에 따라 유럽식 VDA, 미국식 SAE로 나뉘는 데다 브랜드 마다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 잘 밝히지 않기 때문에 수치를 공개했다고 해서 단순 비교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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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반적인 가늠은 가능한데 트레일블레이저가 트렁크 및 2열 폴딩 시 공간 비교에서 다소 불리한 것은 사실이나, 조수석이 접히는 것으로 이를 크게 만회하고 있다. 이 경우 2.6m가 넘는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다. 국내 판매되는 소형 SUV 중 조수석이 접히는 모델이 현재로서는 없다. 2열 폴딩 시 바닥히 완전히 평면을 이루는 것도 포인트.

3. 파워트레인은 어떤 것을 쓸까
트레일블레이저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8세대 에코텍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었다. 137마력을 내는 1.2리터, 156마력을 내는 1.35리터 두가지가 준비됐다. 이 1.35리터 엔진은 현재 국내 출시 말리부에서 E-TURBO 엔진으로 불리며 CVT 변속기와 함께 조합된다. 해외 트레일블레이저에 얹힌 1.35리터 엔진은 5,600rpm에서 최고출력이 발휘되며, 1,500~4,00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 약 25kg.m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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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는 해외 시장에서 CVT와 9단 변속기를 함께 제공하고 있지만, 9단 변속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1.35L 엔진 + CVT 조합으로 국내 출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조합에서는 0-100km/h 가속에 9.1초가 걸리며 최고시속은 195km/h다. 특히 국산 경쟁모델 대부분이 1.6리터급 엔진을 적용한 와중에 연비가 좋고 세금이 저렴한 1.2리터 엔진 역시 탑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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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토 스타트 앤 스탑(ISG) 기능이 함께 제공되며, 전륜구동이 기본이지만 미국시장에서 약 1,500달러를 얹을 경우 사륜구동까지 집어넣을 수 있다. 미국에서 사륜구동 모델은 9단 변속기와 조합되지만 CVT를 선택할 수도 있다. 전륜구동의 경우 노멀, 스노우, 스포츠 등 세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지원한다.

말리부 E-TURBO의 경우 제 3종 저공해차에 지정돼 공영주차장 50%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서울 기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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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두가지 디자인
트레일블레이저는 세가지 테마로 준비됐다. 기본형, 액티브, RS다. '액티브'는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한 17인치용 타이어를 끼우고 겉모습까지 터프하게 꾸몄다.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의 세팅까지 다르게 해 험로주행에 어울리게 만들었다.

RS는 국내 소비자들도 눈에 익은 스포츠주행 버전이다. 얼굴을 좀 더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커다란 그릴을 집어 넣었고, 투톤 루프는 물론이요, 휠, 범퍼, 송풍구, 머플러 등 실내외 곳곳을 빨간 포인트 컬러로 마무리하며 스포티한 느낌을 제대로 살렸다. 차체까지 액티브 모델 대비 10mm 낮췄으니 자세는 제대로 나올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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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전 및 편의 사양
옵션은 국가 마다 패키지 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출시 사양을 그대로 가져다 가늠하는 것도 어렵다. 다만, 최고 사양에서 어떤 기능까지 지원하는지 기대할 수는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해외에서 요즘 소비자들이 적용하고 싶어하는 웬만한 기능은 빠짐없이 다 갖추고 있다.

바깥쪽부터 살펴보면, LED 주간주행등은 물론이요, 오토하이빔 기능을 지원하는 오토 LED 헤드램프가 준비됐고, 테일램프도 LED가 불을 밝힌다. 옵션에 따라 파노라마 선루프 적용이 가능하며, RS 모델에서는 18인치 휠을 선택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D컷 스티어링 휠, 가죽으로 감싼 기어레버, 운전석 8방향 전동 시트, 조수석 4방향 전동시트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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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양은 후하다. 모든 트림에 긴급제동보조,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이 적용된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지원하는 쉐보레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USB-C 포트는 덤.

6. 그래서 가격은?
지난 주 공개된 미국 내 시작 가격은 2만 달러에서 딱 5달러 빠진 19,995달러다. 12월 13일 기준 환율로 2,339만 원이다. 쉐보레는 그간 2만 달러 이하에 이 차를 출시할 것으로 얘기해 왔는데 이번에 그 약속을 지켰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쉐보레 입장에서 가격 결정이 참 어렵겠지만 머슬카 카마로를 5천만원 초반대에 출시해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던 것처럼 트레일블레이저도 소비자들이 기쁘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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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이 정부 및 산업은행과 함께 미래계획의 핵심모델로 내건 차다. 개발은 물론 생산까지 부평 공장에서 이뤄지기 떄문에 완전한 MADE IN KOREA 모델로 볼 수 있다. 어느 분야든 특정 회사가 독주하는 시장은 롱런하기 어렵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한국지엠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 회복의 신호탄이 되길!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