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4, A6를 내놓으며 국내에서 부활의 기지개를 이어가고 있는 아우디. 이번엔 맏형 A8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오늘 공개한 A8은 4세대 모델로 2017년 등장했다. 국내 데뷔가 꽤 늦었지만, 최신 기함의 면모는 아직 충분히 유효하다.

앞모습은 거대한 싱글프레임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릴 하단에 자리한 레이저스케너는 빛으로 가까운 거리의 장애물을 넓게 살핀다. 반대로 앞 범퍼 좌우에 박힌 검정 렌즈는 먼 거리의 장애물을 좁게 인식하는 레이더다(운전석 쪽은 디자인 완성도를 위해 달아놓은 가짜다). 이 밖에도 차체 모서리의 초음파 센서까지 동원해 주변을 360도로 살피며 반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조명기술에 일찌감치 많은 투자를 해온 아우디답게, 그리고 아우디의 기함답게 A8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첨단기술을 듬뿍 품었다. ‘HD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필요한 곳에만 원하는 만큼 빛을 뿌려주는가 하면, 레이저 헤드램프는 LED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로 먼 곳을 훤히 비춘다.

리어램프도 심상치 않다. 아직 흔치 않은 OLED 기술을 써, 일반적인 LED보다 앞선 기술력을 자랑한다. OLED는 낮은 소비전력, 왜곡 없는 색, 빠른 응답속도, 초박형이나 곡면으로 만들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시동을 끄고 내릴 때 보여주는 화려한 세리머니도 A8의 존재감을 주변 사람들에게 뿜어내기 충분하다.

차체 옆면을 지나는 선도 손이 베일 듯 예리하다. 이런 철판 가공기술은 차갑고 단정한 디자인을 고수해온 아우디의 오랜 장기. 특히 앞뒤 바퀴 부근이 슬쩍 튀어나온 콰트로 라인은 최신 아우디 디자인의 특징이자, 과거 1980년대를 풍미했던 ‘Ur-콰트로’에서 내려온 전통이다.

휠은 20인치를 끼웠다. 세단 신발치고 절대 작지 않은 크기지만 덩치가 있다 보니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네 바퀴는 모두 에어 서스펜션으로 연결했다. 덕분에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승차감을 챙겼음은 물론, 승객과 화물의 양이나 위치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높이를 유지할 수 있다.

양쪽에 두 개씩 자리한 배기구는 가짜다. 진짜 배기구는 뒤 범퍼 안에 숨어 바닥을 보고 있다. 실제로도 4개의 배기관이 있는데, 이왕 밖으로 뚫어주면 어땠을까? A4는 이해해도 기함 A8까지 가짜인 건 아쉬움이 남는다.

실내는 첨단과 고급스러움으로 꽉 채웠다. ‘아우디 버츄얼 콕핏 플러스’ 계기반과 ‘듀얼 터치 스크린 내비게이션’, 길쭉길쭉 시원하게 지나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통해 미래적인 느낌을 확실히 챙겼다. 광범위하게 쓰인 터치 방식의 부족한 조작감은 햅틱 반응이 보완한다. 기본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신형 A6과 거의 동일하다.

소재는 일반 가죽과 알칸타라, 유광 플라스틱, 금속을 조합했다. 만듦새도 흠잡을 곳 없다. 아우디 디자이너들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듯한 이성적인 실내를 연출하는 데 도가 텄다.

23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1,920와트 출력의 뱅&울룹슨 어드밴스드 사운드 시스템도 상당한 구매 포인트다.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3D로 구현한다는 게 아우디의 설명. 좌우 각각 7개의 LED가 빛을 내는 뒷자리 독서등도 재미있다. 팔걸이의 리모컨을 통해 빛의 방향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친절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기함이라면 이런 남다른 구석도 필요했을 터.

알루미늄을 사용 비율이 약 60%까지 대폭 줄어든 ASF(Audi Space Frame) 차체도 신형 A8의 특징이다. 대신 초강성 스틸과 카본섬유, 마그네슘과 같은 복합 소재를 적용해 무게는 줄이고, 강성은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V6 가솔린 터보 한 가지만 들어왔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kgm를 발휘하며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로 힘을 보낸다. 최고속도는 21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5.8초가 걸린다. 복합 공인연비는 리터당 8.8km.

관계자는 향후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디젤 등 추가 파워트레인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형 ‘더 뉴 A8 L 55 TFSI 콰트로’의 가격은 1억 4천 7,328천 원이다. (부가세 포함, 개별 소비세 인하 적용)

이광환 carguy@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