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소비자가 있다면 100개의 취향이 존재한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될 만큼 바야흐로 취향 전성시대다. 그중에서도 SUV의 인기가 여느 때보다 가장 높은 지금 르노삼성은 QM6 2.0 가솔린을 시작으로 2.0 디젤, 2.0 LPG 그리고 새롭게 다운사이징 한 1.7 디젤 엔진을 선보이며 보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까다로운 고객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물론 배출가스 등 환경오염의 이슈로 디젤 심장을 단 SUV의 인기가 이전보다는 식은 것은 사실. 하지만 여전히 SUV는 힘 있는 디젤로 끌어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기자 또한 그런 취향인 사람 중 하나이지만, 디젤 엔진을 보는 요즘 분위기는 선뜻 디젤 모델을 추천하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함께 한 QM6 1.7 디젤을 천천히 훑어보니 단단한 기본기는 물론 새롭게 올라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실용성과 디젤배출가스기준 (유로 6D-Temp) 충족까지,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도 덜어낸 스마트한 모델임이 틀림없었다.

시승회는 서울에서 파주를 오가며 가솔린 모델부터 LPG 그리고 2.0 디젤을 모두 몰아보며 모델 간 특징을 비교할 수 있는 코스. 덕분에 기존 모델과 1.7 디젤 모델과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외모는 지난여름 부분 변경 모델을 이미 선보인 터라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고유의 ㄷ자 주간주행등, 큼직한 그릴과 같은 큰 틀은 여전했고, 범퍼 크롬 라인, 새로운 알로이 휠을 더해 살짝 변화를 주었을 뿐이다. 뒤태는 크롬 장식을 더 해 더욱 세련되게 마무리했다. 실내는 디자인적인 변화보다는 기존에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면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지 않던 2열 시트에는 각도 조절 기능을 더했고, 모니터 안 조작 메뉴들을 조금 손봤다.

오늘의 주인공인 1.7 dCi는 2.0 모델과 달리 앞바퀴를 굴리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무게가 1,700kg으로 2.0 모델에 비해 약 90kg 몸무게를 덜어냈다. 그래서인지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느껴지는 경쾌한 발걸음과 가벼워진 몸놀림에서 완전히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1.7ℓ 디젤 엔진은 최신 엑스트로닉 CVT와 맞물려 최고 150마력의 출력과 최대 34.6㎏‧m의 토크를 낸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려본다. 다운사이징한 엔진이 2.0 모델에 비해 힘과 달리기 능력이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물론 잠시 타본 것으로 그 어떤 모델이 더 낫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순간에는 ‘취향 차이’ 라는 말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2.0 모델보다 오히려 1.7 dCi의 움직임이 더욱 취향에 맞았다. 특히 코너를 돌아나갈 때 희비를 갈랐다. 다소 무거운 몸뚱이를 지닌 2.0이 코너에서 좌우로 출렁거렸다면, 1.7 dCi는 깔끔한 곡선을 그리며 같은 코너를 빠져나온다. 고속에서는 형님보다 밀어주는 힘은 덜하지만, 직선에서의 가속감 또한 이만하면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실내 정숙성은 형님보다 나아 보인다. 이번 모델은 밀도를 올리고 더욱 두께를 키운 흡음재와 차음재를 펜더와 대시 등 네 곳에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해 사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운전하는 동안 확실히 디젤의 걸걸한 엔진음보다는 선명한 라디오 소리가 단풍이 물든 가을 하늘과 함께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또한 이번 1.7 dCi는 경쟁자들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옵션들도 대거 추가해 눈길을 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뿐 아니라 옵션으로 자동 긴급제동 보조(AEBS), 차간거리 경보(DW), 전방 추돌 경보(FCW), 차선이탈 경보(LDW) 등을 모아놓은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Ⅱ를 선택할 수 있다. 덕분에 몸집이 큰 SUV를 어려워할 여성 드라이버들도 조금은 더 쉽고 편하게 운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연비도 높아졌다. 리터 당 14.4㎞로, 싼타페나 쏘렌토 등 국산 중형 SUV와 비교하면 가장 높은 편. 엔진을 줄이며 얻을 수 있는 모든 실속을 꽉꽉 채워 넣은 듯 QM6 1.7 dCi는 웬만해서는 빈틈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가족과 함께 액티비티를 즐기는 문화와 주 52시간 근무가 만들어낸 SUV 인기는 어느새 트렌드가 되고, 수많은 브랜드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킬 SUV 모델을 내놓는다. 한쪽이 프리미엄을 강조한 고급화 전략이라면 르노삼성 QM6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앞세운 가성비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과연 1.7 dCi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