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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 프리미어

기아자동차가 12일, 새로운 얼굴의 K7 프리미어를 공개했다.

2016년부터 판매한 2세대 K7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K7은 그동안 한 지붕 다른 식구 현대 그랜저와 준대형 세단 시장을 두고 쉽지 않은 싸움을 벌여왔다. 대한민국에서 그랜저가 갖는 위상은 K7이 넘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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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SUV의 인기에서 비롯된 세단의 인기 하락, 높기만 한 그랜저의 벽은 K7 프리미어가 맞서야 할 숙제였다. 기아차는 분명 K7 프리미어를 개발하며 고민이 많았을 터. K7 프리미어는 과연 그랜저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그랜저에는 없고, K7에만 있는 특징들을 모아봤다.

1. 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

K7 프리미어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역시 새로운 심장이다. 기존 K7의 가솔린 2.4 GDI 엔진을 대체하는 ‘스마트스트림 G2.5 GDi’가 그 주인공이다. ‘스마트스트림’은 최근 현대기아차가 밀고 있는 새로운 엔진 브랜드. 효율을 지상과제로 내세우며 여러 신기술을 접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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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

신형 K7을 통해 처음 선보인 2.5리터 GDi 버전의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실린더마다 두 종류의 인젝터를 적용했다. 시내주행과 같은 중저속 영역에서는 흡기포트 내 인젝터가 간접분사를, 고속주행이나 급가속 상황에서는 실린더 내부에 바로 연료를 뿌려주는 직접분사를 쓰는 원리다. 토요타 D-4S 엔진도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2.4 GDI 엔진과 비교하면 배기량이 138cc 늘었고, 출력과 토크는 각각 8마력과 0.7kgm 증가했다. 아쉽게도 새 엔진의 공인연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비뿐만 아니라 동력성능, 정숙성을 모두 개선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변속기도 달라졌다. 원래 2.4 GDI에는 6단 자동이 맞물렸으나 스마트스트림 G2.5 GDi가 들어가면서 8단 자동을 적용했다. 이로써 K7 프리미어는 가솔린과 디젤에 8단 자동을, 하이브리드와 LPi는 6단 자동을 달고 나오게 됐다.

한편, 그랜저는 디젤 엔진이 없는 상태. 8단 자동 변속기도 3.0 가솔린 이상에만 들어간다. 새로운 엔진, 디젤 선택 가능, 후한 8단 자동변속기 적용이 K7을 파워트레인 면에서 그랜저 대비 우월하게 만든다.

2. 당당한 외모

K7 프리미어의 전체 길이는 무려 4,995mm. 제네시스 G80 옆에 서도 5mm 더 삐져나오는 수준이다. 기존 K7 대비 25mm 늘었기 때문인데, 이렇게 길어지기 전에도 이미 그랜저보다 40mm 길었다는 게 놀랍다. 이제는 길이로만 놓고 보면 그랜저와 ‘급’을 달리할 지경이다. ‘싸고 큰 차’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 입맛을 노린 결과일까?

크기도 크기지만, 인상도 한층 당당하고 공격적으로 변했다. 기존 K7보다 라디에이터 그릴 면적을 키우고, 헤드램프는 위아래 폭을 줄였다. 그릴 속 세로 줄무늬는 보다 단순하고 두껍게 처리해 시원시원하다. 방향지시등을 기존 아이스큐브 안개등 위치로 독립시킨 헤드램프는 가늘고 길어졌다. 입은 크게 벌려 이를 드러내고, 눈은 가늘게 떠 전방을 노려보는 듯하다. 디자인은 ‘개취’라지만, 얼굴은 확실히 신형이 낫다. 누가 봐도.

3. 최신느낌 팍! 나는 실내

요즘 신차라면 대형 화면이 필수. K7 프리미어도 넓찍한 화면을 아낌 없이 적용했다.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모두 12.3인치로 마련해 실내에 들어서는 즉시 최신 모델다운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실내 화면으로는 맏형 K9이 부럽지 않을 정도.

특히 계기반을 커다란 LCD로 구성해, 차선 변경 시 사이드미러 카메라에 담긴 후측방 영상을 표시할 수 있게 됐다. 기어노브 뒤 다이얼을 돌려 주행모드를 바꿀 때마다 화려하게 바뀌는 그래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반면 그랜저는 한 세대 전 시스템에 머물렀다. 계기반도 아날로그 방식의 두 원 사이에 4.2인치 LCD 창이 자리한 구성이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현대기아차가 한동안 널리 썼던 8인치 모니터다. PC 모니터가 1인치만 커져도 얼마나 체감이 다른지 떠올려보면, 그랜저와 K7 프리미어의 실내 느낌 차이도 가늠이 될 터다.

기어노브도 다르다. 그랜저는 P-R-N-D를 ‘드르륵’ 오르내리며 변속해야 하지만, K7 프리미어는 전자식 기어노브를 적용해 항상 같은 위치에서 ‘딸깍 딸깍’하면 된다. 이 역시 K7이 한결 최신 스타일이다.

4. K9급 운전자 보조

차선 및 앞차를 인식해 운전대를 제어하는 차로 유지보조, 터널 진입 전 스스로 창문을 닫고 내기 모드로 전환하는 외부공기 유입방지 제어, 곡선구간 자동감속,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모두 신형 더 K9 출시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이번 K7에게 고스란히 물려준 운전자 보조 기술들이다.

그랜저 역시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 주의 경고,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많은 운전자 보조 기술들이 들어갔지만, 역시 그랜저 출시 당시에나 최신이었던 수준. 아직 K7 프리미어만큼 세세하고 진보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5. 자연의 소리 + 카투홈 + OTA + 빌트인 캠

이번엔 국산 동급 모델 중 K7 프리미어에만 있는 자잘한(?) 신기능들을 모았다. 먼저, 자연의 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6가지 테마의 소리를 들려주는 기능. 테마는 생기 넘치는 숲, 잔잔한 파도, 비 오는 하루, 노천 카페, 따뜻한 벽난로, 눈 덮인 길가로 구성했다. 각 테마별로 승객의 상태에 맞춰 안정적 뇌파를 유도해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카투홈은 차 안에서 집안 기기를 제어하는 기능이다. IoT(사물인터넷)로 연결된 각종 기기를 UVO(유보, 현대기아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스템과 연동해 사용한다. 운전 중에도 집안 온도를 맞추고, 환히 불을 밝히며, 가스 밸브를 잠글 수 있다.

OTA는 Over The Air의 약자로 내비게이션 정보를 무선으로 자동 업데이트하는 기능이다. 카투홈과 함께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빌트인 캠은 자체 카메라로 전후방을 녹화하고 스마트폰이나 센터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제는 해 볼 만하다. 그랜저와 전혀 다른 느낌의 외모, 그랜저보다 신차다운 실내, 그랜저에는 없는 다양한 기능을 갖춰 경쟁력이 한층 올라섰다. 이 정도면 상품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분명한 부분변경치고 꽤 많은 개선을 거친 셈이다.

다만……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건, 올해 말 등장할 예정인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소식이다. 현대차라고 새롭게 변신할 그랜저를 대충 준비할 리 없다. 2016년 초, 2세대 K7이 처음 나오고 6세대 그랜저가 뒤이어 출시되기 까지는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같은 역사가 반복되는 건 아닐지 다만 걱정될 뿐이다.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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