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항에 내려 한참을 달리니 저 멀리서 에펠탑이 눈에 들어온다. 한라산도 아니고 에펠탑? 그렇다. 푸조가 우리나라에 만든 30m짜리 미니 에펠탑 얘기다. 이 에펠탑은 12월 5일, 제주도에 문을 연 푸조-시트로엥 박물관 앞에 서 있는 제주도의 새 명물이다.

제주 푸조-시트로엥 박물관은 8,264제곱미터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했으며, 푸조와 시트로엥 브랜드의 역사를 접하고,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중요 모델들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푸조는 우리나라에서 연비 좋고, 살금살금 달리는 초식남 자동차를 주로 팔아왔기 때문에 무슨 박물관이 필요한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건 푸조의 진짜 모습을 몰라서 하는 소리. 푸조-시트로엥은 그들의 2백년 역사 속에서 굵직한 자동차계 업적을 남겨온 회사다.

이날 개관식에는 국내시장에 푸조와 시트로엥을 공급하고 있는 한불모터스의 송승철 대표이사와 엠마누엘 딜레(Emmanuel Delay) PSA그룹 인디아퍼시픽 총괄 부사장 등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PSA그룹은 푸조와 시트로엥, DS, 오펠, 복스홀이 속해있는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이다.

박물관 정문 뒤에 서 있는 미니 에펠탑은 실제 에펠탑의 약 1/10에 해당하는 33m 높이로, ‘제주 속의 프랑스’ 느낌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밤에는 프랑스 국기 색깔로 파랑, 하얀, 빨강 불을 밝혀 박물관 앞을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제주도 방문 시 '인생셀카'를 남기기 딱 좋다.

1층에 들어서면 ‘시트로엥 오리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시트로엥 오리진스는 온라인 박물관으로 16개의 모니터를 통해 1919년부터 현재까지 시트로엥의 전 모델에 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트로엥 100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트락숑 아방과 2CV, DS21을 실제로 전시했다.

1934년 등장한 트락숑 아방(Traction Avant)은 ‘전륜구동’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처음으로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 앞바퀴 굴림 모델이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쓰고 있는 모노코크 바디 역시 트락숑 아방이 가장 처음 도입했던 기술.

1948년부터 1990년까지 900만 대가 생산된 2CV는 단순한 구조와 저렴한 유지비, 달걀을 싣고 시속 60km로 달걀이 깨지지 않아야 한다는 개발 원칙으로 유명하다. DS21은 시트로엥이기에 가능했던 독특한 디자인의 절정을 보여준 차였다. 전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비롯해 유압식 셀프 레벨링 서스펜션, 파워 스티어링 등 세계 최초로 적용했던 기술들도 디자인 못지않은 의미를 지닌다.

다양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헤리티지 스토어’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푸조 박물관으로 이어진다. 1911년에 생산된 ‘타입 139A 토르피도’를 시작으로 2006년식 ‘207CC’까지 약 15대의 중요 모델들이 들어서 있다.

‘타입 139A 토르피도’의 마차를 닮은 차체와 나무 휠, 아세틸렌 가스램프, 맨 뒤에 달린 가죽 트렁크 등 오늘날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는 요소들이 흥미를 끈다. 전시 차들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앞서 언급한 요소들의 소재와 디자인, 기능, 위치가 점점 달라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어 유익하다. 이런 발견이야말로 박물관의 대표 순기능이 아닐까?

푸조가 처음 숫자 세 개로 이름을 짓기 시작한 201, 1979년 기아자동차가 주문자생산방식으로 국내에도 판매했던 604도 눈길을 끈다. 한불모터스는 현재 전시 차종 외에도, 향후 PSA 그룹에서 장기 임대 형식으로 14개 모델을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한편에는 푸조 ‘히스토리 룸’도 마련했다. 200년이 넘는 푸조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푸조를 상징하는 사자 엠블럼이 1850년부터 오늘날까지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시간 순으로 배치했다.

푸조-시트로엥 자동차 박물관은 프랑스 이외 지역에 처음으로 문을 연 푸조 시트로엥 박물관이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도 직접 개관한 최초 사례다. 한불모터스는 이번 박물관 개관으로 푸조와 시트로엥의 브랜드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자동차 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물관은 제주도 서귀포시 일주서로 532에 위치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요금은 성인 6,000원, 중고등학생 4,000원, 초등학생과 어린이는 2,000원이다.

한편, 한불모터스는 제주에서 렌터카 사업도 의욕적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9월, 제주공항에 10분 거리에 ‘푸조 시트로엥 렌터카 하우스’를 열었으며, 푸조와 시트로엥의 13개 차종 200대를 운영 중이다. 주행거리 5,000km 이하 차들만 운행해 신차와 같은 상태를 즐길 수 있다.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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