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가 6일, 한강 가빛섬에서 카 디자인 어워드 2018 결선을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최종 선발된 상위 3팀의 프레젠테이션과 시상식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특히,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이안 칼럼(Ian Callum)과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 최초의 여성 리드 디자이너인 박지영 씨가 참석해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과 뜻깊은 시간을 나눴다.

현역으로 활동 중인 재규어 디자이너들은 미래의 자동차 디자이너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그들이 벌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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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Q.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A. [이안 칼럼] 프로포션(비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을 잘 뽐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자동차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장 많이 노력해야 되는 부분이다. 그 후에 엔지니어나 패키징을 하는 사람, 생산 부서, 재무 부서 관계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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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재규어 디자이너

Q. 좋은 프로포션을 내기 위한 능력을 갖추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A. [이안 칼럼] 프로포션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나는 클레이 모델을 만들 때 조금 멀리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분석해본다. 그리고 문제가 무엇인지, 수정할 부분은 없는지를 최대한 가차 없이 평가해본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재규어는 극단적이거나 과장된 비율을 좋아한다. XE와 XJ를 놓고 봤을 때 두 모델은 서로 다른 차종이지만, 똑같이 시각적으로 자극이 되고 아름다운 비율을 갖추고 있다. 그런 비율을 균형 있게 만드는 일은 딱히 정해진 규칙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

나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할 때 디자이너들에게 매일 1mm씩만 휠 사이즈나 오버행을 수정해보라고 말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어느 정도 렌더링 했다면, 그 다음에는 1mm 단위로 수정해 원하는 모양까지 만들어내야 한다.

이같은 작업은 각 기능별(엔지니어나 패키징 등)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끈기도 필요하다.

A. [박지영] 1mm의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많이 배워야 한다. 이안 칼럼은 굉장히 좋은 직관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직관이라는 것은 보는 순간 바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직관은 지식의 영역이 아닌 경험과 시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다른 부서들과 협업할 때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것 같다. 좋은 직관을 가지고 협력하는 과정을 겪어보는 것이 저와 여러분 같은 디자이너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Q. 재규어 헤리티지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

A. [이안 칼럼] 재규어 헤리티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어떤 요소를 살려서 헤리티지에 적용하는가 물어본 것 같은데, 특정 요소보다는 철학을 살려서 디자인에 적용한다.

예를 들면 순수한 선이나 깨끗한 표면 등과 같이 일정한 규칙을 늘 지켜줬다. 이런 방식은 많은 제조사들이 비슷하게 따라 하고 있지만, 재규어가 누구보다 더 잘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재규어 라인업들을 보면, 각자 조금씩 다르지만, 어떤 부분에 우리의 철학이 묻어 있는지를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 결국, 헤리티지는 세부적인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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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재규어 Future-TYPE 컨셉트 (이미지 : JAGUAR)

Q. 자율 주행 기조 속에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강조해온 재규어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가?

A. [이안 칼럼] 자율 주행으로 전환되는 경향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율 주행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전 세계 시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시장은 빠르게 오고 어떤 시장은 더디게 올 것이다. 결국, 5단계 완전 자율 주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빠르게 오지 않을 수 있다.

적어도 재규어의 경우에 가까운 미래까지는 스티어링 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규어는 항상 운전을 중요하게 여겼고 그 부분을 운전자에게 맡겨왔다. 물론, 앞으로 50년 뒤에는 운전자들이 그런 즐거움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이 온다면 재규어의 브랜드 정체성이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재규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퍼포먼스이고 하나는 편안함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편안함이라는 특성은 자율 주행 시대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사람들은 자율 주행이 일반화되면 자동차를 단순한 교통수단으로만 여기고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시대가 되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무엇인가 멋있는 것을 타고 싶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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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 재규어 E-TYPE (이미지 : JAGUAR)

Q. 중국, 일본, 한국 제조사들을 보면 차체 볼륨보다는 트렌디하거나 라인 위주의 디자인을 선보인다. 상당히 인스턴트적인 느낌을 받는데, 반대로 유럽차 디자인을 보면 오래된 것이라도 가치 있어 보인다. 이런 점은 어떤 차이에서 오는 것인가?

A. [이안 칼럼] 그것은 기호의 문제이며 트렌디한 디자인을 원하는 시장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재규어 같은 경우는 그런 성향이 아니라서 항상 불필요한 선 등을 제거하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재규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보면 불필요한 선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많이 한다.

한 선이 다른 한 선과 연결이 되면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반면, 여러 개로 나뉘면 오히려 그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든지 수준이 적절해야지 지나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젊은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클레이 모델링을 할 때 너무 앞에서만 보는 것이다. 자신이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즐겁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래서 항상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것을 잊어버리곤 하는데, 조금 더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 나는 디자이너에게 "이 선은 빼야 한다"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가끔 디자이너가 기분이 상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다음 디자인에서는 꼭 넣자"라고 다독여가며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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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이미지 : Porsche)

Q. 재규어 디자인팀으로서 디자인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다른 브랜드는?

A. [이안 칼럼] 다른 브랜드 디자인팀들 역시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존중한다. 내 생각에는 포르쉐 911 같은 모델이 아주 좋은 디자인을 갖고 있다. 911은 워낙 아이코닉한 모델이기 때문에 과거 디자인만 보더라도 긍정적 발전을 해 온 모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어떤 브랜드 디자인이 좋은가"보다 "어떤 디자이너들을 잘 기억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이 맞다고 본다. 제가 생각할 때, 두 명의 영웅 같은 디자이너들이 있다. 한 명은 조르제토 주지아로다. 그는 70~80년대에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낸 디자이너다. 그 당시 자동차들을 보면 얼마나 혁신적 디자인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빌 미첼 디자이너다. 그는 60년대 GM에서 근무하며 미국스러운 자동차 디자인을 많이 선보였다. 그가 길고 넓고 낮은 미국차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살려서 훌륭하게 디자인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뷰익 리비에라를 보면 정말 이런 디자인이야 말로 아름다운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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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50 (이미지 : JAGUAR)

Q. 디자인에 있어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비율은?

A. [이안 칼럼] 인테리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디자인팀 업무의 3분의 2는 인테리어 작업이다. 앞으로 자동차의 모양새를 결정짓는 요소는 전동화와 자율 주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 자동차의 모양새는 '모노 박스' 같이 실용적인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사실, 자동차가 모노 박스 형태가 된다는 점은 디자이너에게 난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자동차가 갈수록 심심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재규어 디자인팀은 실험을 통해 모노 박스 자동차조차 심심하지 않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재규어만의 디자인 철학이 남아있는 한 자동차를 심심하지 않고 특징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모노 블록 형태라고 해서 헤리티지를 담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A. [박지영] 인테리어가 중요해진다는 것이 익스테리어가 덜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익스테리어는 누군가가 차를 봤을 때 '내가 저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여전히 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등장하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중요해지면서 그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껏 보지 못한 조형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헤리티지를 버리면 더 이상 재규어가 아닐 것이다.

우아한 느낌부터 스포티한 느낌까지 어떻게 헤리티지를 버무리느냐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다. 결국, 디자인 언어는 바뀔 수 있어도 고유한 헤리티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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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PACE (이미지 : JAGUAR)

Q. 최근 디자이너와 소비자 간에 간극이 있는 것 같다. 디자이너는 앞서가는 디자인을 내놓더라도 소비자들은 호불호가 갈리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디자이너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나?

A. [이안 칼럼] 시대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변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100년 동안의 변화보다 앞으로 10년 동안의 변화가 훨씬 클 것이라고 본다. 소비자들이 점점 혁신적인 제품을 원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에는 디자이너가 선봉에 서서 소비자들을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 I-PACE를 디자인할 때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만들고자 했고 디자이너들이 선봉에 서서 그 길을 만들었다.

사실 재규어를 디자인할 때 모든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재규어의 디자인을 긍정적으로 봐주고 있다. 결국, 우리 디자인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은 따라올 것이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른 브랜드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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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재규어 XJ (이미지 : JAGUAR)

Q. 디자인 디렉팅을 하는데 있어 다른 팀과의 의견조율을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비결은?

A. [이안 칼럼] 기본 디자인이나 계측이 끝난 다음에는 클레이 모델링 단계로 넘어간다. 앞서 이 단계에서는  1mm씩 조정하면서 완벽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이런 작업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방법이나 해답이 보이는 순간이 온다.

물론,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고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힘들겠지만, 해답이 보이면 기분은 좋다. 이처럼 3D 과정을 거치는 작업이 내가 가장 좋아하고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다.

인테리어 부분도 할 일이 많다. 건축학적으로나 구성적으로나 일이 많다. 차 문을 열었을 때 작은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수많은 부품들이 들어 맞고 어울려야 한다.

인테리어는 들어가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 요소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굉장히 혼란스러워진다. 그것을 종합해서 정리를 해줄 때는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혼란을 정리하고 좋은 디자인을 해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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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재규어 XJ6 (이미지 : JAGUAR)

Q.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 디자인 전공 학생들의 강점이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발전시켜야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이안 칼럼] 매년 한국을 오는 이유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싶다. 재규어는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주 방문하고 있다. XJ만 보더라도 한때 동급 판매량 3위까지 기록했었다. 한국은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시장이며, 특히 세단이 잘 팔리는 시장이라 중요하다. 물론 한국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 학생들은 다작을 하려는 특징이 있다. 어떤 것이든 많이 해보려는 성향 때문에 결국에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많은 연습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한국 학생들의 최대 강점이다. 그렇다고 자만하지 말고 계속 열심을 내면 좋겠다.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A. [박지영] 재규어 디자인팀도 한국 학생들의 작품을 재미있게 본다. 다만, 한가지 느끼는 점은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 포트폴리오는 한국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배운 것이 비슷하다 보니 특정 성향이 나오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반복되고 겹치면 신선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스타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디자인팀이 "아주 참신한데 레이아웃은 다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이러한 부분을 경계하면 더 좋은 디자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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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TYPE (이미지 : JAGUAR)

Q. 자동차를 간접 경험해보는 것 말고 다른 디자인 공부 방법을 추천해준다면?

A. [이안칼럼] 영감은 어디서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차 말고도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차를 너무 많이 보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 같은 예술 분야에서 영감을 많이 받곤 한다. 그러면 내가 무엇에 집중하고 싶은지를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음악을 듣고 3D로 구상해본다든지, 음악의 느낌을 받아들여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마다 영감의 원천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무엇인가 뽑아낼 수 있는 영감의 대상을 찾아야 한다. 물론 영감의 대상을 카피하라는 것은 아니고 창의적으로 재창조하라는 뜻이다.

A. [박지영] 스스로 최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내 안에서 버무린 다음, 어떻게 하나로 뽑아낼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려고 노력한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이 차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 차를 디자인할 때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게 중요하다. 반드시 차를 타보고 경험해보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 사진을 봐도 느낄 수 있고, 그 나라에 대한 상상 같은 것도 충분히 디자인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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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디자이너 (이미지: JAGUAR)

Q. 대학생 때와 현재를 비교할 때 디자인에 있어 가장 달라진 점은?

A. [박지영] 학생일 때는 내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

재규어에 입사하고 나서는 재규어의 디자인 언어와 나의 디자인이 어떻게 맞고 다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특정 브랜드에 근무하게 되면 해당 브랜드 디자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느냐와 브랜드에 맞는 디자인을 하느냐의 차이가 가장 큰 것 같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학생 때는) 스케치가 나의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근무하고 보니 스케치는 단순히 의사소통 수단인 것 같다. 디자이너는 스케치를 통해 다른 부서와 생각을 공유한다. 스케치가 공유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인 것 같다.

 

Q. 참석한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가지 조언을 한다면?

A. [이안 칼럼] 세상은 내가 처음 디자인을 시작했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 그 당시 업계는 훨씬 안정적이었고 프로세스도 간단하고 명확했다. 지금은 그것들이 훨씬 더 복잡해졌다.

여러분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디자이너로서 배우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여러분은 회사에 처음 입사해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모든 기능별로 전문가가 되라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원리원칙을 모든 부분에서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복잡한 디지털 세상에서 살고 있으므로 정보가 굉장히 방대하고 빠르게 전달된다. 그 가운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미래에 성공하는 기업, 사람, 국가는 이 정보들을 잘 융합하는 곳이 될 것이다.

자동차만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어떤 분야든,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융합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 말이 너무 추상적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의 삶을 윤택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A. [박지영] 얼마 전만 해도 나는 여러분과 같은 학생이었다. 이안 칼럼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어느새 이런 순간이 왔다. 원하시는 목표 다들 이루시면 좋겠다.

학생이라는 시기는 리허설 기간이라 생각한다. 연습을 많이 해야 되지만, 실제 무대는 아니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섣불리 단정 짓지 말고 리허설 무대에 올라가서 나의 어떤 점이 좋고 내 안에 어떤 것이 있는지 끊임없이 발견했으면 좋겠다.

이미지 : 카랩DB, JAGUAR

박지훈 jihnpark@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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