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의 끝은 순정이라지만, 이 정도면 얘기가 다르다. 극한을 추구한 포르쉐 박스터는 ‘튜닝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비시모토 엔지니어링(Bisimoto Engineering)은 2000년식 1세대 포르쉐 박스터(코드명:986)를 가져다 뼈대부터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앞범퍼와 펜더는 911 GT3(코드명:997)의 것을 가져다 달았다.

앞범퍼와 아스팔트 사이, 그렇지 않아도 좁은 공간에는 카본 스플리터를 달았고, 여러 차체 패널과 리어 스포일러도 모두 카본을 썼다. 앞쪽 스플리터와 뒤쪽 스포일러는 각도를 조절해 상황에 따라 각각의 다운포스를 조절할 수 있다.

오버펜더를 가득 체운 타이어는 토요(TOYO)에서 만든 ‘프록시스(PROXES) R888R’이다. 일반도로 주행도 가능하지만, 트랙 기록 단축에 더 적합한 세미슬릭 고성능 타이어다. 사이즈는 앞이 235/35ZR19, 뒤가 325/30ZR19다. 325mm라니……

휠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무려 카본휠을 신었으니까. 현재 포드GT와 머스탱 GT350R의 순정 카본휠을 공급하는 카본 레볼루션(Carbon Revolution)에서 만들었다. 휠이 가벼워지면 현가하질량이 줄어 차체에서 같은 무게를 덜어내는 것보다 훨씬 성능향상에 유리하다. 앞브레이크 캘리퍼는 피스톤이 무려 8개다.

카본으로 만든 지붕은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다. 카이맨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어 얼핏 보면 박스터인 줄 모를 정도. 지붕을 벗기면 실내를 에워싼 롤케이지가 드러난다. 내장재와 편의장비는 모두 드러내 속이 횡~하다. 그렇게 얻은 공차중량은 약 1,157kg에 불과하다. 하드코어 트랙 머신다운 구성이다.

롤케이지 안으로 이 박스터의 가장 큰 특징이 드러난다. 바로 차체 중앙으로 옮겨 장착한 시트다. 오직 운전자와 자동차의 교감을 위한 선택이다. ‘전설의 명차’로 불리는 맥라렌 F1도 시트가 차체 중앙에 있었다.

모모(MOMO) 버킷 시트는 차체에 고정돼 있고, 패달박스를 앞뒤로 움직여 운전자 체형에 맞춘다. 라페라리도 같은 방식을 썼다. 운전대 높낮이도 조절 가능하다.

디지털 계기반은 다양한 정보를 여러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운전대 좌측 ‘투 패스(To Pass)’버튼을 누르면 트윈 터보의 부스트 압력을 조절해 420마력에 묶여있던 최고출력이 순식간에 526마력으로 올라간다. 미드십에 얹힌 엔진은 순정 박스터와 같은 수평대향 6기통이다.

운전대 오른쪽 ‘라인 락(Line Lock)’ 버튼은 번아웃을 가능케 한다. 버튼을 눌러 앞브레이크만 잠그고 나면, 가속페달을 밟아 뒷타이어를 태우며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찢어지는 타이어 비명을 즐길 수 있다. 단, 값비싼 타이어는 순식간에 걸레가 될 터.

뒷트렁크에는 수랭식 인터쿨러를 장착해 뜨겁게 달궈진 2개의 터빈을 식힌다. 기존 옆구리 흡기구는 엔진의 열을 빼내는 용도로 변경했다.

앞트렁크에는 약 98리터 용량의 연료탱크를 넣었다. 바이오에탄올(E85)을 태우는 탓에 보다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따라서 충분히 트랙주행을 소화하려면 큰 탱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이나 트랙공략만이 좋은 자동차의 기준이라면, 비시모토 박스터야 말로 궁극의 박스터다.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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