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쯤이었던가? 형편이 제법 윤택했던 친구가 인피니티 G37 쿠페를 타고 다녔다. 2002년 G35이 나왔을 때부터 깔끔하고 미래적인 디자인에 매료돼 있던 터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를 꼬셔 운전석에 앉았다.

신호 대기가 끝나고 기대와 함께 가속페달을 꾹 밟았다. 등이 시트에 밀착되고 순식간에 다음 신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초단기 시승이었지만 그날의 시원한 가속감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그날 처음 느낀 300마력대 가속은 롤러코스터와 맞먹는 짜릿함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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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0의 선조, G37 쿠페

시간이 흘러 이번엔 Q60을 만났다. G37 쿠페의 최신 버전이다. 그 동안 이름부터 외모, 심장까지 모든 부분이 새롭게 바뀌었다. 다 변했어도, 다이내믹한 성격만큼은 그대로 유지했겠지? Q60을 만나러 가는 길, 초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친구를 어른이 돼서 만나 듯 설렘이 피어올랐다.

 

섹시한 실외

주차장에 들어서니 저 멀리 Q60이 보인다. 주변 차들과 차별화되는 Q60만의 매서운 눈매가 시선을 끈다. 사람의 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헤드램프다. 굴곡진 윤곽을 따라 주간주행등으로 감싸고 그 안으로 눈동자를 박았다. 블랙베젤이 스모키 화장을 한듯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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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지시등 역할까지 겸하는 주간주행등

가까이 갈수록 Q60의 섹시함이 더욱 도드라진다. 마침 바로 옆에 서있던 Q60의 세단버전, Q50과 비교하니 더욱 그렇다. 하나하나 살펴볼 수록 인피니티가 Q60을 위해 참 꼼꼼히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Q50의 스포티함도 여느 세단에 뒤지지 않거늘, 역시 Q60의 섹시함에는 견줄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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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좌) & Q60(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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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좌) & Q60(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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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아치 그릴 중앙의 돌기도 Q60에 새롭게 추가된 특징

더블아치 그릴은 높이를 낮추고 크기를 키웠으며, 헤드램프는 ‘앞트임’을 시술했다. 덕분에 낮고 넓은 앞모습을 챙겼다. 헤드램프 위에서 일찌감치 시작해 뒷바퀴 위까지 시원하게 뻗은 캐릭터라인은 Q60의 옆모습에 속도감을 더한다. 캐릭터라인을 손끝으로 더듬어봐도 Q60이 더 날카롭게 철판을 접었다. 당연히 빛과 어둠이 명확히 나뉜다.

날렵한 지붕선은 세단이 따라올 수 없는 문 2개짜리 쿠페만의 장점. 4도어 쿠페들이 흉내 낸다 한들 진짜 쿠페에 비할 수 없다. 초승달에서 따왔다는 C필러도 Q60이 훨씬 날카롭게 꺾였다. 플래그 타입으로 변경된 사이드미러도 요즘 유행과도 맞고, Q60에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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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위) & Q60(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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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위) & Q60(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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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좌) & Q60(우)

뒷모습도 차이가 크다. 트렁크 리드의 면적을 줄인 덕분에 범퍼가 한껏 위로 올라갔다. 모서리도 Q60이 더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Q60의 엉덩이는 운동을 많이 한 듯 ‘힙업’됐다. 짐을 싣고 꺼내기는 Q50이 수월하겠지만, 멋에 살고 멋에 죽는 게 쿠페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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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좌) & Q60(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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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좌) & Q60(우)

배기구는 또 어떤가? 원래 닛산, 인피니티는 배기구 크기에 인색하지 않았고, Q50도 예외가 아니었다. Q60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테두리를 따라 조그만 구멍을 뚫어, 흡사 미니건의 총구를 떠올리게 한다. 배기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생김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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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멋부린 배기구

 

평범한 실내

실내 구성은 Q50과 다르지 않다. 가운데 우뚝 솟은 센터패시아에는 모니터 두 개를 2단으로 품었고, 운전석과 동승석이 각각의 호를 그리며 둘로 나뉜다. 신차들이 좌우로 가로선을 애용하며, 낮게 깔린 대시보드 위로 플로팅 타입 모니터를 박아 세우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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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위) & Q60(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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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과 동승석이 각각 커다란 호를 그리며 나뉜다

Q50이 처음 나왔던 게 벌써 2013년이니, 아무리 Q60이 신차라 한들 Q50과 똑같다면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차에 타기 전, Q60이 쿠페로서 워낙 충분한 매력을 뽐냈던 터라 상대적으로 차에 탄 후에는 갑자기 평범해져 버린 듯하다.

Q60의 실내가 Q50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창틀이 없어지고 1.5배쯤 길어진 문을 꼽을 수 있다. 좁아터진 주차장에서는 타고 내리기 쉽지 않지만, 평상시 멋진 ‘하차감’을 생각하면 충분히 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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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위) & Q60(아래)

Q50의 평범했던 시트는 Q60이 되면서 가죽 박음질 패턴이 바뀌고, 헤드레스트가 등받이를 파고 들어가 좀 더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모습이 됐다. 2열 탑승 기능을 빼면, 몸을 지지하는 능력이나 조절 범위는 Q50과 차이가 없다. 본격적인 스포츠드라이빙보다는 GT카에 어울리는 Q60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정작 불만인 점은 시트 자체보다 시트포지션이다. 이전 운전자가 시트를 높여뒀구나 싶어, 가장 아래로 내렸지만 큰 차이가 없다. 역시 살~짝 껑충하다. 밖에서 봤을 때 벨트라인이 낮은 차가 아니었음에도 이런 느낌이 들어 의외다.

쿠페라면 응당 기대하는 운전자세가 있기 마련이다. 시야를 살짝 희생해서라도 노면과 가까이 붙어 달리고 싶은 욕구 말이다. Q50 대비 높이가 55mm 낮아져 머리공간이 빠듯한 점은 차종 특성상 기꺼이 감안할 수 있다. 하지만 시트포지션만 낮췄어도 정수리에 여유를 확보하면서 운전자세까지 더 쿠페 다워질 수 있었을 걸 생각하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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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위) & Q60(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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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치고 넉넉한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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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을 수 있는 2열 등받이

인포테인먼트 관련 장비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닛산, 인피니티 모델을 탈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고, 여러 차례 언급했던 바다.

각종 디스플레이에 그려지는 그래픽의 세련미와 폰트가 세련되지 못하며, 한글화도 어색한 구석이 보인다. 어라운드뷰도 지원하지만, 화질은 2007년 세계최초로 EX(나중에 QX50으로 개명)에 적용했을 때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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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기간, 내에, 교환은 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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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변경 3 플래시' 보다는 '방향지시등 3회 점멸'이 자연스럽다

센터패시아에 박힌 위아래 2단 터치스크린은 각각의 역할 분담이나, 세부 기능들의 논리적인 정리가 어색해 굳이 2개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기어노브 뒤에는 상단 모니터를 다루는 다이얼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능 설정을 하단 모니터에서 하게 돼 있어 별로 쓸 일이 없는 데다 조작도 썩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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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전용으로 쓰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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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모니터용 버튼과 다이얼

이 밖에도 HUD를 비롯해, 오토홀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같은, Q60 정도 차급에서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장비들의 부재도 아쉽다. 계기반부터 시작해, 센터패시아 2단 모니터, 이를 조작하는 인터페이스, 몇몇 전자장비까지 시대에 뒤처진 부분에 대한 업데이트가 시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눈길이 닿은 부분들은 대부분 가죽으로 씌웠고, 손길이 닿는 곳은 모두 말랑말랑 부드럽다. 검정 가죽과 빨강 가죽, 흰색 바늘땀의 조합이 고급스럽고, 고광택 검정 플라스틱과 은빛 무늬 장식의 어울림이 젊고 스포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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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는 카본과 같은데, 카본섬유 대신 은실을 엮어 만든 듯 은은하고 화사하다

 

화끈한 가속, 안정감 넘치는 고속

Q60은 주 무대인 미국시장에서 3가지 엔진을 마련했다. 2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은 208마력을 발휘하고, 3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은 300마력과 400마력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전부 AWD를 고를 수도 있다. 이 중 국내에 들어오는 Q60은 제일 높은 출력의 ‘Q60 레드 스포트 400’이고 뒷바퀴만 굴린다. Q60 중 가장 짜릿한 구성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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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S 뱃지가 달린 'Q60 레드 스포트 400', 타이어는 255/35R20

인피니티 모델들을 탈 때마다 느꼈던 VQ 엔진의 회전 질감은 만족감이 상당했다. Q60에 들어간 엔진은 VQ의 최신 진화형 VR이다. 실린더 내부에 주철 코팅을 하고 거울처럼 매끈하게 다듬는 ‘미러-보어 코팅’ 기술을 통해 기계적 마찰을 40% 줄이고, 열전도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미러-보어 코팅’은 내구성 측면에서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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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마력, 48.4kgm를 발휘하는 VR 엔진

VR 엔진의 느낌은 VQ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끄러운 와중에 박력 넘치는 회전이 운전자를 부추긴다. 레드존도 보통의 가솔린 엔진보다 살짝 높은 7,000rpm에서 시작한다. 평소 살살 몰면 잠잠하던 엔진음도 수동모드를 통해 회전수를 올리자 5,000-6,000rpm부터 아름다운 소리를 실내로 건네준다.

반면, 아까 뒷모습에서 감탄했던 멋진 배기구는 소리가 잠잠하다. 팝콘 튀기는 소리는 고사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생긴 것과는 너무 달라 김이 샌다. 하지만 ‘방방방’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딱 듣기 좋을 만큼의 부담스럽지 않은 엔진음만 실내로 전해줘 고급 GT카 다운 면모로 이해할 수 있다.

변속기는 닛산의 자회사, 자트코(Jatco)에서 가져온 자동 7단이 맞물렸다. 변속 속도는 일반 자동변속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여유 있다. 수동모드에서 시프트 패들을 사용했을 때도 긴박하게 변속하기에는 부족하다. 다만 스포트 모드에서 전해지는 약한 변속 충격은 의도된 설정인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운전 재미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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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트코 7단 자동변속기

수동모드로 가속하면 7,000rpm을 넘겨 회전한계에 다다르더라도 곧바로 변속하지 않는다. 몇 초를 낑낑대며 운전자를 종용하면서도 원래 기어를 물고 버틴다. 결국 스스로 다음 기어에게 바통을 넘기긴 하지만, 그전에 운전자로 하여금 오른발 힘을 뺄지 혹은 스스로 변속할지 선택권을 준다.

과거 Q50은 수동모드로 몰면서 기어노브를 위아래로 움직였을 때 조작감이 썩 매끄럽지 않았다. 다행히 Q60은 한결 깔끔해졌다. 단, 기어노브는 너무 길지 않은가? 수동변속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드드득’ 대신 ‘딸깍’ 거리는 요즘 전자식 레버를 빨리 본받자. 최근 출시된 QX50의 기어레버였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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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50에 적용된 전자식 기어노브

Q60의 제원표상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약 5초. 400마력대라면 수치상 쬐~끔 더 빠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변속기의 반응과 터보렉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어디 5초가 만만한 가속이던가. 순간적으로 뜸 들인 뒤 한 번 뻗어나가기 시작하면, 가슴 시원한 가속을 보여준다. 과거 G37 쿠페가 선사했던 짜릿함이 떠오른다.

Q60을 타면서 DAS(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 Direct Adaptive Steering)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인피니티에서 스스로 크게 자랑하고 있기도 하고, 기술 자체도 평가할만 하다. 운전자의 조작과 자동차의 반응이 기계적 연결이 아닌 전기 신호로 작동하는 ‘드라이브-바이-와이어(Drive-by-wire)’ 기술을 조향장치에 적용한 '스티어-바이-와이어'다.

DAS를 비롯해 Q60에 적용된 각종 기술들에 관한 설명은 아래를 클릭!

<인피니티 Q60, 섹시한 디자인 속 더 섹시한 특징> 기사읽기

설명만 들으면 뭔가 대단한 혜택이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몰아보면 사실 DAS의 존재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역할은 동일하지만 원리가 전혀 다른 장치이기에, 알아채지 못할수록 자연스럽게 잘 작동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Q60에는 DAS의 첫 수혜자였던 Q50보다 조향감각과 피드백이 향상된 2세대 DAS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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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바퀴 조향시스템에 달린 DAS 구동 모터

단, DAS의 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우는 주행모드를 바꿨을 때다. 운전대 조작에 따라 앞머리를 낚아채는 속도가 눈에 띄게 민첩해진다. 인피니티에 따르면 시속 100km로 달리는 중 스탠더드 모드를 기준으로 스포트 모드가 4%, 스포트+ 모드가 12% 더 빠르다. 이때, DDS를 통해 서스펜션까지 단단하게 버텨주니 다이내믹하게 Q60을 몰아붙이기 한결 용이해진다.

DDS가 뭐냐고? 다이내믹 디지털 서스펜션(Dynamic Digital Suspension)의 약자인데, 전자식 댐퍼를 뜻한다. 덕분에 주행모드에 따라 하체 반응의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에코나 스텐더드 모드는 스포츠세단 정도로 말랑말랑 하다가도, 스포트나 스포트+로 모드를 바꾸면 요철을 제법 직접적으로 받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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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 변경 스위치

같은 외국서적이라도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으로 읽히는 경우가 있다. Q60과 함께라면 같은 길이라도 주행모드에 따라 전혀 다른 포장 상태로 기억되겠다. 물론 GT카라는 책의 장르는 벗어나지 않는다. 스탠더드 모드에서도 Q50보다는 짧은 스트로크와 단단한 하체가 느껴지며, 스포트+ 모드에서도 하드코어 스포츠카처럼 우당탕탕 거릴 정도는 아니다.

Q60을 타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을 고르라면 하체를 꼽겠다. DDS 같은 전자장비도 고맙긴 하지만, 그보다 기본 하드웨어의 완성도가 마음에 든다. 리프트에 띄워서 확인한 Q60의 하체는 아낌없이 쓰인 알루미늄 합금의 적용 부위나 두꺼운 각종 암들이 시각적으로 든든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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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더블위시본 서스팬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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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멀티링크 서스팬션

고속주행을 하면 시각적 만족이 엉덩이로도 직접 확인된다. Q60은 높은 속도에서 충격이 들어와도 허둥대지 않고 넉넉하고 깔끔하게 소화한다. 당연히 운전자는 주저 없이 가속할 수 있으며, 편안하고 빠르게 장거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Q60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시나브로 다른 차들이 뒤로 지나쳐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브레이크도 짱짱한 구성을 갖췄다. 앞 355mm, 뒤 350mm 직경의 디스크를 앞 4피스톤, 뒤 2피스톤 캘리퍼가 움켜쥔다. 초고속으로 달리던 중에도 안정적으로 Q60을 잡아세우기 충분한 제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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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 4피스톤 전륜 브레이크

제동력을 확인하기 위해 풀브레이킹을 하니 안전벨트가 강하게 가슴을 조여온다. 강한 횡가속이 감지될 때도 마찬가지. 든든하긴 한데, 조금 덜 당겨줘도 되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느슨하게 풀어줘도 좋겠다.

 

섹시미 + 건강미

인피니티의 외모는 곡선이 많고 볼륨도 풍성해 기계보다는 생명체에 가깝다. 곡면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직선들은 팽팽한 힘줄처럼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철판을 반듯이 접어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브랜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섹시미를 표현하기 유리하다.

Q60은 이런 인피니티의 섹시한 디자인을 쿠페에 씌웠다. 실용성보다는 멋을, 삶의 무게보다는 여유와 낭만을 추구한 차가 쿠페다. Q60은 몸매 좋은 사람이 옷까지 섹시하게 입은 꼴이다.

넉넉한 힘과 든든한 하체는 여유로운 주행을 약속한다. 뻥 뚫린 도로에서는 가슴 뻥 뚫리는 가속을 즐기고, 와인딩을 만나면 쫀쫀하게 코너를 돌 수 있다. Q60은 섹시하고 건강한 피트니스 모델이다. 제발 나이 든 실내만 뜯어고치자.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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