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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터보 S'

지구상에서 석유가 완전히 고갈될 때까지는 포르쉐 911이 뿜는 엔진음을 듣고 싶다. 아직 나는 '전기 911'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조용한 911'도 상상할 수 없다. 단언컨대, 나만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아닐 터다.

포르쉐 역시 아직은 911에서 엔진을 들어낼 생각이 없다. 영국 자동차 매체 ‘오토카(Autocar)’ 22일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 CEO ‘올리버 브루메(Oliver Blume)’는 “향후 10년~15년 동안 911은 내연기관 엔진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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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터보 S'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위 발언은 순수 전기로 구동되는 911 개발을 뒤로 미룬다는 뜻이지, 어디에도 전기모터를 탑재하지 않겠다는 말은 없다. 그의 이번 발언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모델 등장 가능성까지 접어버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포르쉐는 차세대 911에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으려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차체 무게와 가격 면에서 난색을 표하고 개발을 중단한 상태. 이후 이와 관련된 공식적인 추가 입장이나 보도는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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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미션 E 컨셉트

포르쉐가 전기차를 만들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이미 2015년에 순수 전기차 ‘미션 E 컨셉트(Mission E concept)’를 공개한 상태다. 이를 통해 외신들은 포르쉐가 2년 내에 911 전기차를 양산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능력이 있음에도 10년씩이나 뒤로 미루는 이유는 뭘까? 아직은 911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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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카레라 T'

작년, 911 개발 책임자 '아우구스트 아흐라이트너(August Achleitner)'는 호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버전의 911에 대한 수요가 당장은 없고 최소 10년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그는 “전기 파워트레인을 올리는 자체가 911을 911답지 않게 만드는 짓”이라며, 아직 911 전기차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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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터보 카브리올레

개인적으로 911이 뿜는 우렁찬 엔진음을 더 오래 들을 수 있어 기쁘다. 언젠가 911이 수평대향 엔진 대신 전기모터만 얹게 될 날이 오기 전에 빨리 돈을 모아야겠다.

이미지: 포르쉐

황창식 inthecar-hwang@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