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6 가솔린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수치상으로 크게 부족한 힘이 어떻게 다가오냐는 거다. 가솔린 엔진을 얹었으니 어차피 조용하긴 할 터다. 

144마력이라는 최고출력이 아무리 밟아도 안 나가는 수준인 걸까? 아니면, 90마력 QM3가 그랬던 것처럼 의외로 경쾌한 운동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차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놀랍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천 대가 넘게 팔렸다.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많지 않은 숫자이지만 2017년 한 해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가솔린 SUV 총합보다 더 많은 것은 주목해야 한다.

이 정도면 어디 자랑해도 되는 수치다. 박동훈 사장 취임 이후, 르노삼성이 내놓는 차들이 연타석에서 타점을 내고 있지만, '다른 모델 판매 총합보다 더 많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QM6가 처음이다.

디자인 차이 있나?

겉모습을 살펴봤다. 앞뒤 범퍼와 측면 문짝에 크롬 장식을 뺐다. 기존 QM6를 유심히 봐온 사람이라면 좀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 외 겉모습에서 큰 차이는 없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QM6 디젤과 똑같다. 대형 스크린이 자리 잡은 센터페시아, 6:4로 접히는 뒷좌석 등 모든 것이 그대로다. 다만 QM6급 SUV가 가족형 모델인 만큼 투싼, 쏘렌토 등 경쟁모델에 모두 적용된 뒷좌석 등받이 각도 조절기능이 추가됐으면 어땠을까 싶다. 

뛰어난 정숙성

시승 코스는 영종도에서 송도까지  왕복 약 130km. 시동을 건 순간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다. 정차상태에서는 웬만한 고급세단 부럽지 않은 정숙성을 보여준다.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음은 물론이다. 

도로로 빠져나가는 순간도 매우 부드럽다. QM6는 유럽에서 팔고 있는 다른 이름의 같은 차 꼴레오스보다 흡음재를 더 보강했다.

앞유리에는 차음 기능이 있는 유리가 적용됐고, 엔진룸과 대시보드 뒷쪽, 차체 바닥과 네 바퀴 안쪽 등 곳곳에 소음 차단 소재가 배치됐다. 덕분에 르노삼성 자체 실험에서 소음이 15데시벨 가량 낮아졌다. 

가속감은 어떨까?

영종도의 쭉 뻗은 도로를 향해 내달렸다. 보닛 아래에 얹힌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내는 4기통 2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사실 좀 답답하다. 최대토크가 디젤엔진과는 달리 4,400rpm에서 나오기 때문에 초반부터 밀고 나가는 힘이 시원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공차중량이 1,580kg(19인치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막 밟아도 전혀 반응 없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굼뜰 뿐이다. 오히려 부드럽게 가속하면 닛산 자회사 자트코가 만든 무단변속기가 찰지게 동력을 전달한다. 덕분에 연료가 허공에 날아가는 듯한 허무함은 적다. 

속도를 100km/h 이상으로 서서히 끌어올렸다. 무단변속기는 계단 형태 기어가 적용된 덕분에 마치 7단 변속기처럼 RPM을 오르내린다. 수동모드에서는 변속충격이 거의 없다. 

새로 개발한 서스펜션

이 속도에서도 정숙성은 여전하다. 뒷자리에 앉은 동승자와 목소리 높일 필요없이 대화가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소음 잡는데만 신경 쓴 게 아니었다. 과속방지턱 등 각종 요철을 넘을 때, 좁은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도 안정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이런 느낌은 처음 차에 탈 때부터 가솔린차니 부드럽겠지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도  르노삼성은 QM6 가솔린용으로 스프링과 스태빌라이저바 등 서스펨션 관련 부품을 새로 개발했고, 그 영향이 실제 승차감에 영향을 끼치는 듯 했다. 

뛰어난 연비

실제로 르노삼성 QM6의 연비는 17, 18인치 휠 기준으로 11.7km/l로 매우 뛰어나다. 국내에 판매되는 국산 SUV 중 현대 코나, 쉐보레 트랙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코나, 트랙스가 소형 SUV인 것을 감안하면 중형 SUV인 QM6rk 이 정도 연비를 내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번 시승 중 기자가 기록한 130km 평균 연비는 16.3km/l다. 가속 테스트 때 외에는 가급적 급가속 하지 않았고, 내리막에서는 기어를 중립에 놓으면서 주행했다. 에어컨도 웬만하면 틀지 않았다. 연비 주행법으로 흔히 알려진 방법이기 때문에 평소 연비 주행을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QM6 가솔린으로 만들수 있는 수치다.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권상순 르노삼성 연구소장도 이 차를 만들 때, 정숙성, 시티드라이빙, 연비 등 세가지를 개발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시승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출력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한 일상주행과 고연비에  올인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QM6 GDe는 르노삼성의 목표를 대부분 이룬 셈. 

이번 시승코스에서 도심 주행 코스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시티드라이빙에 대한 영역은 소비자들의 판단을 기대해야겠다. 사실 모든 부분이 성공적으로 달성됐는지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통해 증명된다. 

가격

QM6 가솔린은 부가세를 포함 'SE'가 2,480만원 'LE'가 2,640만원 'RE'가 2,850만원이다. 중형 SUV치고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풀옵션이 3천만 원을 넘는 현대 코나 가솔린 및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과 가격대가 겹친다.

현대 코나 가솔린 중간급 모델에 이런, 저런 옵션을 더하면 대략 2천만 원 초중반대다. 투싼은 2천만 원 중후반대에 가격대가 형성된다. 차를 고를 때 이런저런 다른 조건을 따지게 되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상당히 끌리는 옵션이다. 

비슷한 가격 주고 작은 차를 사는 것보다 1~200만 원 더 보태 중형 SUV를 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QM6로 갈 수 있다. 코나, 투싼의 여러 옵션을 포기한다면 더 저렴한 가격에 더 큰 차를 사는 셈.

QM6에도 있을 건 다 있다. 오토 하이빔이 적용된 LED 헤드램프, 앞좌석 통풍시트, 보스스피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자동긴급제동기능,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등 갖은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QM6에서 내리며

QM6 가솔린에 퍼포먼스를 기대하거나 오프로드 주행을 기대하는 이라면, 다른 차를 보는 게 좋다. 애초에 '힘'에는 가치를 두지 않고 만든 차이기 때문에 이 차에서 힘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신, 가족들 태우고 안전한 일상주행을 추구하는 사람.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에 경제성을 추구하는 이라면 QM6 GDe가 국내 판매되는 그 어떤 국산 가솔린 SUV보다 매력적이다.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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