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개월만 기다리면 ‘환희의 여신상’이 박힌 SUV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 보일라 위장막으로 꽁꽁 감춰진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 ‘컬리넌(Cullinan)’이 마지막 담금질을 거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 그새를 못 기다리고 '고스트'로 SUV를 만든 예상도가 있어 소개합니다. ‘모 아운(Mo Aoun)’이란 디자이너가 그린 ‘고스트 SUV’는 단순히 차고만 높인 ‘가짜 SUV’가 아닙니다. 지프 ‘랭글러’나 랜드로버 ‘디펜더’와 견줘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하드코어 SUV입니다.

얼굴은 미식축구 선수처럼 두꺼운 파이프로 보강재를 씌웠고, 타이어는 집채만 한 바위도 꿀꺽 삼킬 수 있을 만큼 거대합니다. 휠하우스는 자잘한 상처로부터 소중한 차체를 보호하기 위해 검정 플라스틱으로 둘렀군요.

지붕에는 문명이 닿지 않는 오지에서도 환하게 밤을 밝힐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했고, 추가 장비를 위한 루프랙도 마련했습니다. A필러를 따라 부착한 스노클 덕분에 허리까지 빠지는 수심에도 든든하겠습니다. 엉덩이 붙은 예비 타이어도 빠끔히 보입니다.

특급호텔 로비나 요트 선착장, 명품 백화점만 오가며 주차장 2칸을 먹고 세워둬도 욕먹지 않을 고스트가 이렇게 험한 ‘몰골’로 변신하다니, 고스트 입장에선 수치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코끝에 반짝이는 ‘환희의 여신상’은 여전히 아름답군요.

이광환 carguy@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