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팅이 잡힌 것도 아닌데 심장이 두근거린다. BMW가 ‘8시리즈 컨셉트’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역시 차덕후는 여자보다 자동차에 끌린다.  

이 차는 내년 부활을 앞두고 있는 8시리즈의 미리보기다. ‘8시리즈 컨셉트’는 올해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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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8시리즈(1989-1999)

90년대를 기억하는 차덕이라면 8시리즈의 위상을 잘 알고 있을 터. 길고 날렵한 차체와 V12(V8도 있었다)의 강력한 성능은 BMW 라인업의 꼭짓점다운 위용을 자랑했고, 당대의 첨단 기능을 모두 품은 실내는 감탄을 자아냈다.

아쉽게도 8시리즈는 1999년을 끝으로 BMW 브로슈어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많은 ‘B당 당원’들은 새로운 8시리즈를 기다렸고, 드디어 그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됐다. 약 20년 만에 부활하는 8시리즈가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지 미리 훑어보자.

전반적인 디자인은 BMW가 지금까지 내놓았던 디자인 중에 가장 역동적이다. 궁극의 운전 재미를 추구하는 BMW의 철학을 가장 미래적으로 풀어낸 듯 하다. 

먼저 앞모습은 크다 못해 거대해진 키드니 그릴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존과 달리 그릴이 둘로 나뉘지 않았다. 얼핏보면 나뉜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한 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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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2 컨셉트’의 헤드램프

얇은 헤드램프는 레이저 광원을 품었다. 앞트임 디자인은 없다. 얼굴의 전반적인 생김새는 ‘X2 컨셉트’와 비슷하다. X2에서 먼저 선보였던 ‘X’모양 눈동자도 볼 수 있다.

옆으로 넘어가면 낮은 차체와 긴 보닛, 매끈한 지붕선이 호화 GT쿠페다운 실루엣을 연출한다. 앞바퀴 뒤 ‘에어브리더(Air Breather)’는 앞범퍼 좌우 흡기구만큼 시원하게 뚫렸다.

8시리즈 컨셉트의 에어브리더는 이제 단순한 크롬 장식을 넘어, 중요한 측면 디자인 요소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에어브리더에서 이어져 나온 팽팽한 케릭터라인은 시선을 뒷바퀴로 안내한다. 21인치 휠은 휠하우스를 가득 채워 당당한 자세를 연출하며, 불룩 튀어나온 리어펜더는 강력한 뒷바퀴의 힘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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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넥스트 100 컨셉트’의 리어램프

8시리즈 컨셉트의 리어램프는 헤드램프만큼 가늘고 길다. 특유의 ‘L’모양을 유지하면서 엉덩이에 자연스레 녹아든 모습이 ‘비전 넥스트 100 컨셉트’를 떠올리게 한다. 좌우에 뚫린 커다란 공기구멍과 사다리꼴 카본 디퓨저를 품은 뒷범퍼는 앞모습과 통일감을 준다.

실내는 BMW답게 직선을 많이 써 남성적인 느낌을 풍긴다. 버튼은 최신 유행에 맞게 터치 방식을 적극 활용했고, 덕분에 단순한 센터페사아를 갖췄다. 계기반은 당연히(?) 풀 LCD 방식을 썼으며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다크 브라운(Dark Brown)’과 ‘피오르드 화이트(Fjord White)’색 가죽으로 덮은 실내는 따듯하게 승객을 감싼다.

붉은색 패들 시프트는 고급스러움에 숨겨진 고성능을 암시한다. 기어노브와 i드라이브 다이얼은 스와로브스키(Swarovski) 크리스털을 써 영롱하게 빛을 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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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차체 곳곳에 반복적으로 쓰이는 마름모 모양으로 박음질 했다

8시리즈 컨셉트의 디자인는 내년에 선보일 8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키기 충분하다. 이 정도 외모라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쿠페’나 렉서스 ‘LC’를 긴장시키기 충분하겠다. 프리미엄 쿠페를 노리던 고객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가 하나 더 는 셈.

나도 더 늦기 전에 그녀에게 쓸 돈은 확 줄이고, 내 품에 들어올 8시리즈를 위해 단단히 준비해야겠다. 

한편, 올해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는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린다. 매년 이탈리아 코모 호수 옆 ‘빌라 데스테 호텔’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클래식카 축제 중 하나다. 현재 BMW의 후원으로 치러지며, 처음 공개되는 BMW 컨셉트카를 비롯해 많은 희귀 모델을 볼 수 있다.

이미지:BMW

이광환 carguy@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