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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요즘 자동차로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돈이 없는 게 한이다. 사고 싶은 차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랜드로버가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벨라도 그 중 하나.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 두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벨라는 레인지로버 라인업에서 '스포트'와 '이보크'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디자인

벨라는 지금껏 랜드로버가 보여준 디자인 중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이다. 최근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인상 대신 차분하고 반듯하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으로 어필한다. 미니멀리즘의 대표격인 아이폰을 보는 것 같다. 

겉모습은 완만한 면변화로 덩어리를 표현할 뿐, 날을 세운 주름을 최대한 자제했다. 차체 곳곳에는 구릿빛 금속 소재를 포인트 컬러로 집어넣어 크롬 일변도인 최근 트렌드에 살짝 거리를 뒀다. 

압권은 옆모습이다. 루프라인은 뒤로 갈수록 속도감 있는 포물선을 그린다. 최대 22인치(기본 18인치)에 이르는 거대한 휠은 펜더 내부를 꽉 채우면서 든든한 옆모습에 일조한다. 

전체적으로 한 급 위에서 '스포트'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레인지로버 스포트보다 훨씬 날렵하다. 차세대 레인지로버 스포트가 어떤 디자인을 입게 될 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무안할 지경이다. 

실내 디자인

실내에는 '디지털' 물결이 넘실낸다. 센터페시아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대형 스크린을 통한 터치 방식이다. 기계식이라고는 다이얼식 기어노브와 에어컨 온도조절 버튼 뿐이다.

10인치 터치스크린이 위-아래로 자리 잡은 걸 보고 있노라면 마치 컨셉트카에 탄 듯한 착각마저 든다. 계기반도 12.3인치 스크린으로 채워진 디지털식이다.

큰 그림만 보다 디테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실내 곳곳은 가죽과 금속, 플라스틱 소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질 좋은 소재로 감싼 시트에는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형상화한 타공이 자리 잡았다. 

비록 이보크 바로 윗급으로 나온 모델이긴 하지만, 뒷좌석은 수준급으로 안락하다. 앞뒤 바퀴사이 거리가 현대 싼타페보다 17.4cm나 긴 덕에 넉넉한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전동식으로 등받이 각도 조절까지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펼쳤을 때 558리터, 접었을 때 1,731리터다. 

성능

벨라의 차체 구조는 82%가 알루미늄으로 구성된다. 제조공정에서부터 재활용 소재를 최대 50%까지 사용하며, 특히, 시트제작 시 폐알루미늄을 녹여 재활용한다.

보닛 아래에는 두 종류의 2리터 인제니움 디젤이 장착된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 버전과 240마력 51.0kg.m 버전 두 가지다. 최상위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71.4kg.m내는 3리터 디젤엔진이 장착된다. 

가솔린 엔진도 있다. 250마력, 37.2kg.m인 2리터 엔진과 380마력 45.9kg.m를 내는 3리터 등 두 가지다. 디젤-가솔린 모든 라인업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네 바퀴에는 전자식 에어서스펜션을 옵션으로 집어넣을 수 있다. 차체높이를 위-아래 각각 50mm씩 조절할 수 있으며, 105km/h에 도달하면 차체가 자동으로 10mm 내려가 안정된 고속 주행을 돕는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 트림 기본이다. 저속에서는 네 바퀴에 고르게 엔진힘을 나눠주고, 고속에서는 뒷바퀴에 온전히 몰아준다. 코너링 시에는 좌우 바퀴에 힘을 적절히 나누는 토크 벡터링과 코너링 브레이크(CBC) 덕분에 찰지게 굽은 길을 갈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장착하는데, 보통 고속주행 시 사용되는 기능이다. 그러나 랜드로버는 SUV 명가답게 저속 산악주행용 크루즈 컨트롤을 준비했다. 1.8km/h ~30km/h 구간에서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며, 안전한 오프로드 주행을 돕는다. 

그 외에

이 외에 직각 주차까지 도와주는 주차보조기능,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차선유지보조시스템 등이 기본 탑재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뒷좌석 모니터, 23개 스피커로 구성된 메리디안 오디오시스템은 선택사양으로 마련돼 있다. 

특히, 애플워치와 연동돼 원격 잠근, 에어컨 조작, 이동 정보 기록, 연료 잔량 등, 여러가지 정보를 띄워주는 리모트 팩도 선택할 수 있다. 

벨라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3월 말 열리는 서울모터쇼에 등장한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래에는 보기 좋게 리터치가 된 공식 이미지 대신, 현장에서 직접 담아온 사진을 준비했다. 

이미지:랜드로버,카랩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